일본 LCD업계, 생존 위한 고육지책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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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바와 소니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 통합 결정은 향후 일본 디스플레이 사업의 무게중심이 중소형 LCD 및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옮겨가는 신호탄이다. 대형 LCD 시장에서는 한국과 대만 업체들의 공고한 시장 지배력과 중국 업체들의 부상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TV용 LCD 패널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시장을 주도했지만 이후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한 삼성과 LG에 밀려 하향세를 걸었다. 지금도 한국을 정점으로 대만이 추격하는 양상이며, 일본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도시바와 소니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 통합은 TV용 패널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양사 통합을 이끈 산업혁신기구 측은 “도시바와 소니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며 “TV용 패널에서 경험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양사의 통합에는 차세대 제품인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소니의 원천 기술과 도시바의 양산 기술력을 기반으로 단숨에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에 발빠르게 투자해 현재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했다. 일본에서는 파이어니어 정도가 양산에 들어간 수준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합종연횡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 시장의 급성장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중소형에서 찾겠다는 의지”라며 “특히 사업자가 너무 많다는 자국내 평가도 한몫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까지 나서서 도시바와 소니의 사업 통합을 이끌어냈지만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단기간에 큰 영향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0년 전체로 보면 양사의 통합 법인이 1위, 샤프가 2위지만 부가가치를 좌우하는 금액 면에서 바라보면 순위가 바뀐다.

 가장 최근 수치인 작년 4분기 매출 기준으로 소니와 도시바를 합친 점유율은 13% 수준으로, 1위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15%)에 뒤쳐진다. 지난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5.5세대 AM OLED 라인 가동을 시작했고, 연내에 생산량이 7배 가까이 늘릴 방침 등을 감안하면 격차가 더욱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와 도시바가 AM OLED 사업에 초점을 맞추더라도 라인 투자 및 생산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양사가 AM OLED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모바일 기기 시장에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TV 시장으로 진입할지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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