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스마트 스페이스 사업에 엔진을 달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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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빠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니 이야기할 새 없이 많은 변화를 오늘 이 순간 우리는 피부로 느낀다. 세상이 좁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특히 IT 분야는 세계가 하나라는 것을 모두 인정할 것이다. 미국에서 출시한 아이폰, 아이패드에 전 세계가 줄을 서고, 전 세계가 하나로 통일되는 커뮤니티 수단을 사용한다. 그래서 혹자는 세계가 TGIF(트위터·구글·아이폰·페이스북)로 통한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참 편리한 세상이다. 수단 선택과 숙달의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그러나 이러한 세상을 산업의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한마디로 숨이 막힌다. 어디서 어떻게 출발해야 할지 그리고 어디로 끌고 가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 든다. 내가 보고 가야 할 시장이 어디이고 누구와 경쟁해야 할지 너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팟에 열광하고 아이폰에 묻혀 있지만 그 시작은 MP3였다. MP3는 우리가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 MP3의 현주소는 어떤가. 세계를 잇는 페이스북은 어떤가. 우리는 그들보다 10년 이상 앞선 싸이월드라는 커뮤니티사이트가 있지 않나. 그런데 지금 우리는 세계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 문화의 한계와 언어적 한계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아마 과거 같았으면 우리는 안 된다며 좌절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렇게 포기하기에는 우리의 가능성과 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미 우리는 몇몇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일등이 됐으며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과 결과가 주는 과실도 체험했다.

 이제는 이러한 경험과 능력을 새로운 영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우리의 문화와 우리의 환경, 우리의 특성이 더욱 잘 나타날 분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기회가 될 한 분야가 도시, 생활공간, 자연과 환경이 결합된 공간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효율적이고 편리하며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연 환경을 보전할 도시와 생활환경을 ‘스마트 스페이스(smart space)’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 분야에는 u시티(city), u빌딩(building) 부문과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부문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분야는 제조업의 경제성, 프로세스의 효율성, 그리고 창의적인 디자인이 결합될 때 성공할 수 있는 분야다.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수려한 외모와 올바른 지적 능력, 튼튼한 골격을 갖춰야 온전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각 부분의 능력들을 갖췄다. 제조업의 경쟁력뿐 아니라 전자정부 사업과 u시티 사업으로 만들어진 효율적 프로세스 구축 운영 능력, 그리고 우리 자동차 산업과 젊은 세대의 디자인 능력도 검증됐다. 이제 이러한 능력을 하나로 결합하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종합적 사업을 추진하고 육성하는 데 매우 서툴다. 특히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고 보호하고 육성하는 데 관심도 크게 기울이지 않았다. 그 예로 우리는 물건을 구매하거나 발주할 때 원가를 기초로 생각하지, 나에게 얼마의 가치를 주는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한 환경에서 디자인과 프로세스는 가격 산정이 안 된다. 단지 제조원가만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환경은 외모가 찌그러지고 지적 능력이 떨어지며 단지 골격만 있는 기형적 모형을 만들고, 상품 가치는 전혀 없는 산업을 만들 것이다.

 아직 태동기인 스마트 스페이스 사업에는 정부의 육성지원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과거와 같이 정부가 재원을 만들고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산업체에 직접적인 투자를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보다 경쟁의 룰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원가기준에서 가치기준으로 변화해야 한다.

 정부발주 사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저가 낙찰 방식이 아닌 최고의 가치를 제안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리고 이러한 룰을 사회 전반적 스마트 스페이스 사업에 적용하면, 이는 새로운 국가 경쟁력을 갖는 스마트 스페이스 사업의 엔진을 장착하는 일이 될 것이다.

 박진식 KT 스마트스페이스TF장(상무) jinpark@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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