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세계 최대이자 최초 5.5세대 AM OLED 라인을 본격 가동하면서, 시장 확대 및 대형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미 AM OLED 시장을 석권한 SMD는 기술 종주국인 일본은 물론 국내와 대만의 경쟁사를 압도하는 ‘규모의 경제’까지 구축함으로써, 최소한 3년 이상의 초격차(超格差)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AM OLED, 스마트폰을 넘어 TV 시장으로=전 세계 AM OLED 시장은 지난 2009년 1분기 30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4분기에 1500만대 이상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사실상 SMD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아직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외부 고객은 물론이고 모기업인 삼성전자까지도 휴대폰을 비롯한 다양한 기기에서 AM OLED 패널을 확보하지 못해 어쩔수 없이 LCD 패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SMD는 이번 5.5세대 라인 가동을 통해 생산량을 3인치 기준 월 300만개에서 올해 연말까지 월 2300만개 규모로 늘릴 수 있게 된 만큼 이러한 공급 부족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또 휴대폰을 넘어 스마트패드와 TV 등 대형 AM OLED 시장을 개척하는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SMD가 최초 가동하는 5.5세대 라인의 경우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을 거친 유리기판을 네개로 자른 후 유기물을 증착한다. 연내에 5.5세대 기판을 자르지 않고 증착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할 경우, 32인치 TV용 패널 6장을 생산할 수 있어 대형 패널에서도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SMD는 5.5세대 특성상 대형 TV보다는 소형 디스플레이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일부 플래그십 제품 출시와 8세대 조기 투자 등을 통해 시장을 넓히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디스플레이 투자 AM OLED에 달렸다=삼성은 올해 LCD 부문에 4조원, AM OLED에 5조4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AM OLED 투자가 LCD 투자를 추월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장원기 삼성전자 사장(LCD사업부장)은 지난 30일 중국 쑤저우 LCD 팹 기공식 간담회에서 “기존 투자계획은 한국 8세대→중국 7.5세대→한국 11세대 등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60인치 이상 대형 라인의 성장이 더뎌 차세대 라인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AM OLED의 성장(양산 및 길술) 등을 잘 고려해 투자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AM OLED 대형화와 양산화가 생각보다 빨라질 경우 투자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 대만 기업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LCD와 달리 AM OLED 부문에서는 이렇다 할 추격자가 없어 삼성전자가 향후 투자의 무게중심을 급격히 AM OLED로 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5.5세대 준공에 앞서 일본 우베코산과의 폴리이미드 합작법인 설립도 향후 행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원천 소재 기술까지 확보함으로써 차세대 시장까지 앞당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수인 사장은 “5.5세대 본격 가동을 통해 AM OLED 생산능력이 LCD보다 우위에 서게 됐다”며 “AM OLED 시장에서 1위 위상을 더욱 확실하게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플렉시블 및 투명 디스플레이 개발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디스플레이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AM OLED 패널 출하량 추이> (단위:만대)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주요 연혁>
=2007년 10월 : 세계 최초 4.5세대 AM OLED 양산
=2007년 12월 : 31인치 AM OLED 개발
=2008년 10월 : 40인치 AM OLED 개발
=2009년 6월 : 6.5인치 플렉시블(Flexible) AM OLED 개발
=2009년 10월 : 어지럼증 없는 30인치 3D AM OLED 개발
=2010년 5월 : 19인치 투명 AM OLED 개발
=2010년 6월 : 세계 최초 5.5세대 AM OLED 라인 착공
=2010년 11월 : 4.5인치 WVGA(800×480) 플렉시블 AM OLED 개발
=2011년 5월 : 세계 최대 5.5세대 AM OLED 라인 본격 가동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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