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가 미국 대학 수업에서의 새로운 유형의 과제물이 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 미국 전역에 있는 대학교수 수십명이 학생들에게 위키피디아에 직접 글을 올려야 하는 예상 밖의 과제를 부여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조지타운대학의 로셸 데이비스 교수는 지난 가을학기에 문화정치학 수업을 듣는 학부생들에게 자신들이 속한 지역사회(공동체)에 대한 글을 위키피디아에 올리라는 숙제를 내면서 이 과정에서 조사한 연구결과를 학위 논문에 활용할 것을 지시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이들이 낸 과제물은 매우 훌륭했다"면서 "이런 방식은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프로젝트는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과 함께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작년 가을만 해도 교수 9명이 동참했지만 현재는 3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다음 학기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인도, 캐나다, 독일, 영국에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2013년까지 이 프로젝트에 1만명의 교수와 학생을 참가시킬 목표를 갖고 있다.
위키미디어 재단의 홍보담당자인 프랭크 슐렌부르크는 "그 결과는 놀라울 정도"라면서 "예상외로 관심 있는 교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동안 위키피디아는 학계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못했다.
누구든지 편집할 수 있는 무료사전인 위키피디아는 학술 저널과 저작에 몰두하는 교수들에게 믿을 수 없는 커닝페이퍼(cheat sheet)로 보이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공대의 매트 덜 교수는 학기가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리포트를 제출할 때 위키피디아를 인용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고 말해 왔지만 이젠 위키피디아 과제물을 내주는 것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교수들이 위키피디아 과제물에 적극적인 이유로는 학생들이 일반 보고서를 낼 경우 교수를 포함한 극소수만이 공유할 수 있지만 위키피디아에 글을 올리게 되면 전 세계 수백만명이 볼 수 있게 되는 점이 꼽힌다.
조지타운대의 아델 이스칸더 교수는 "학생들의 과제물이 강의실에만 머물지 않게 되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 과제물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지미 웨일스와 래리 생어 두 미국인이 2001년 1월 위키피디아를 선보였을 때만 해도 네티즌이 직접 정보작성에 참여하는, 더구나 독자 기부금을 재원으로 삼는 인터넷 백과사전이 이토록 오래 운영되리라고 내다본 이들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누구나 정보 작성에 참여하는 열린 백과사전`을 기치로 내건 위키피디아는 현재 270여개 언어로 1천800만개 항목을 제공하는 방대한 사전이 됐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글을 올리는데 어려움을 겪는 교수와 학생들을 위해 캠퍼스 워크숍을 개최하고 이메일과 온라인 채팅 등을 통해 질문에 답변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편, 과제물에 참여한 학생 중 일부는 "뭔가 새로운 궁금한 것을 보면 위키피디아 페이지에 어떻게 서술돼 있는지 궁금해 찾아보는 것이 버릇이 됐다"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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