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차로 약 1시간반 거리에 위치한 중국 쑤저우시 쑤저우공업원구에는 삼성전자 LCD사업부의 첫 해외 모듈 제조 라인인 ‘삼성전자쑤저우엘시디(SESL)’ 공장이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다. SESL은 쑤저우시와 싱가포르 정부가 공동 개발한 산업단지인 쑤저우공업원구 내에서 지난 2002년 외자 기업으로는 처음 진출한 제조기업이다.
이번에 기공식을 가진 삼성전자의 7.5세대 LCD 공장 바로 옆에 위치한 SESL 생산 라인은 총 51만㎡의 부지에 2개의 모듈동을 가동 중이다. 지난 2003년 7월 양산에 들어간 SESL은 당시 1000여명이었던 근무인력이 5000여명으로 늘어났다.
SESL은 중국 내에서도 ‘생산성 혁신’을 이룬 성공 모델로 손꼽히면서 현지 삼성전자의 LCD 위상을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SESL은 진출 초기 국내 9분의 1 수준이었던 인건비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했으나,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전 세계 LCD 패널 공급량 확대로 경쟁력이 약화되자 ‘혁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선 작업자들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했다. 작업자가 쉽게 일할 수 있는 작업방법을 연구, 적용에 들어갔다. 모듈라인에 셀(Cell) 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인당 생산수를 기존보다 40%까지 끌어올렸다. 또 포장 물류에서 발생하던 낭비 요소를 발굴하고 포장과 적재방법을 개선, 제조원가를 낮췄으며 간이 물류 장치를 사용, 무인화를 구현했다.
이밖에 설비 엔지니어 평가시스템 도입과 교육·품질·설비·물류 모니터링을 일원화해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즉시 해결하고 담당자간 빠른 소통 등 다양한 혁신 사례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2008년 누적 1억대 생산량을 달성한 이후 1년만에 누적 2억대로 매년 1억대씩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현지 채용된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다양한 근무환경 개선도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됐다. 5000여명의 직원들이 수시로 오가는 SESL 생산 공장간 연결 통로에 설치된 가로등에는 매월 우수 사원으로 선정된 직원들의 얼굴이 새겨진 프랭카드가 곳곳에 걸려있다. 또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 축제를 개최하고 모범사원 부모님을 초청하는 등 현채인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사내 합창단과 축구단 등 25개 동호회에 1400여명의 임직원이 취미 활동을 즐기고 있다. 대다수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임직원을 위해 노천 영화상영, 일일 자유여행, 명절전야 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설비기술 2그룹에서 근무하는 쉬민(徐敏)사원은 “현재 태권도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근무가 끝나면 인근 체육관에 가서 한국인 사범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며 “SESL에서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태권도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강완모 SESL 법인장은 “중국을 이해하고 현지 임직원들에게 먼저 다가서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중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의 LCD 모듈공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임직원들과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쑤저우(중국)=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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