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예고한 시점이 1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계획대로 2G 폐지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4월18일 방송통신위원회에 `6월30일까지 2G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며 방통위에 2G 서비스 폐지 신청을 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29일 밝혔다.
방통위는 아직 2G 가입자가 많이 남아있다는 점을 염려해 승인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기준으로 KT의 2G 가입자는 83만9천명이며, 이 가운데 38만7천명은 앞번호가 01X(011·016·017·018·019)인 사용자다.
KT가 방통위에 2G 서비스 폐지 신청을 한 당시 2G 가입자는 01X 이용자 약 51만명을 포함해 총 110만여명이었다. 지난 1달 반 동안 16만명이 빠져나갔다는 것을 고려하면 남은 1달간 83만9천명이 모두 이동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방통위는 다음 달 전체회의에 KT 2G 서비스 종료 승인 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KT의 2G 서비스 폐지 계획이 승인되더라도 2G 가입자 전원이 3G로 전환하거나 다른 이동통신사로 옮기기 전까지 KT는 2G 서비스를 강제로 종료할 수 없다.
KT는 2G 종료 시점을 늦춰야 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차세대 망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된다.
KT가 2G 종료를 추진한 이유는 현재 2G용으로 사용 중인 1.8㎓ 주파수 대역을 롱텀에볼루션(LTE) 등 차세대 망으로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KT는 11월부터 LTE 망 구축에 나설 계획이지만, 그때까지 2G 사용자가 남아있으면 주파수를 운영하는 데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7월부터 LTE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KT가 2G를 6월30일 종료하겠다고 밝혔으면서도 2G 가입자를 3G나 타사로 전환하는 데 소극적이라며 이용자 보호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KT는 자사 3G로 전환하는 2G 가입자들에게 2년간 월 6천원 요금할인, 유심(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 카드와 아이폰 3GS 등 특정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타사로 이동하는 가입자에게는 가입비 지원과 마일리지 보상 혜택을 줄 예정이다.
이에 대해 2G 가입자들은 "KT 가입을 유지해야만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유행이 지난 단말기밖에 지원받지 못한다"며 3G 전환을 꺼리고 있다. 특히 KT가 먼저 계약을 파기하는 상황인데 보상에 여러 가지 조건을 단 것에 반발하고 있다.
방통위도 KT에 타사로 이동하는 가입자에 대한 보상과 혜택을 늘리는 것을 권고하는 등 이용자 보호방안을 강화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표현명 KT 사장은 26일 KT-KTF 합병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G 종료는 가입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으로 현재 3G로 전환하는 과정에 불편한 점이 없다"며 현재의 보호방안에 부족한 점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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