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스 전철에서 잘 안 되네요.”(8월의사랑)
“방금 업데이트 했는데 잘 되네요.”(봄빛)
26일 오후 1시께 ‘스마트dmb’ 애플리케이션(앱)을 안드로이드 앱장터에서 내려받아 스마트폰으로 지상파DMB를 감상해봤다. DMB 방송창 아래에는 실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창이 떴다. 각 채널마다 ‘수다방’이 마련돼 있어서 TV를 보면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SNS 창을 스크롤 해보니 야구경기를 하는 시간에는 응원 글이 올라오고 박지성 경기가 언제 중계되는지 묻는 글도 자주 눈에 띈다.
화면을 한 번 터치하면 모든 채널 버튼이 화면에 뜬다. 간단하게 채널을 이동할 수 있다. 편성정보도 제공되고 쇼핑 기능도 있다. 검색도 가능하다.
“수다방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간다. 시청자가 질문에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곽천섭 지상파DMB특별위원회(이하 지특위) 실장은 시청자가 편리하게 이용한다는 것도 좋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도 의견 청취가 쉽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방송 역사상 이렇게 실시간으로 시청자 의견에 응대해준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누적 가입자가 3500만명에 달하지만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했던 지상파DMB가 스마트 바람을 타고 회생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지상파DMB 6개사의 매출액은 다 합쳐서 36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5억원이다. KBS·MBC·SBS를 제외한 YTNDMB, 한국DMB, U1미디어 세곳은 각각 38억원·18억원·25억원 적자를 냈다. MBC는 2007년, SBS는 2008년, KBS는 2009년 겨우 연간 적자를 벗어난 상태다. 적자가 누적되다 보니 네트워크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하철 1호선 지상구간에서는 역에 들어설 때마다 방송이 끊긴다.
이를 해결해보고자 지난 3월부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나서 유료화를 논의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상파DMB 방송사 입장에서도 유료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희주 지특위 대외협력실장은 “보편적 시청권 측면을 고려해서 많은 사람이 보는게 일단 중요한 것 아니냐”며 “유료화 이외의 대책을 찾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단말 제조사의 DMB 무관심도 걸림돌이다. 삼성전자는 6월에 출시할 갤럭시탭10.1에서 DMB 기능을 뺐다. 지난주에는 OS를 진저브래드(안드로이드2.3)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갤럭시S와 갤럭시탭에서 스마트DMB 앱이 일시적으로 구동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다.
‘적자늪’ 지상파DMB에도 탈출구는 있다. 스마트DMB 앱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만 지원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지 5일 만인 지난 24일 다운로드 건수가 3만1019건으로 집계됐다. 지상파DMB 인기가 높다는 방증이다. 6월부터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예 스마트DMB앱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도 논의되고 있다. 방통위가 내놓은 방안처럼 국가 재난방송용으로 지상파DMB를 활용하고 중간광고 규제를 개선하면 수익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700㎒ 주파수를 활용하는 해법도 제시됐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구 서울산업대학교) 매체공학과 교수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 후 700㎒ 대역을 DMB용으로 쓰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지상파DMB는 좁은 대역폭의 채널 하나에 영상을 두개씩 올려서 화질이 떨어지고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쉽지 않다. 주파수 대역폭을 넓혀서 채널 하나당 영상 하나씩만 서비스하면 화질을 개선할 수 있다. 대역폭이 넓어지면 채널 수도 늘릴 수 있다. 최 교수는 “대역폭을 늘려 지역 기반 서비스를 전국 서비스로 넓히면 광고 시장에서도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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