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론스타, 계약연장은 됐지만 앞길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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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 만료일을 목전에 두고 파국은 가까스로 면했다. 계약 만료일인 24일을 넘기면 어느 일방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계약을 연장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23일 하나금융 관계자는 “론스타와 (계약연장에 대해) 의견 접근을 봤다”며 “계약 연장은 이변이 없는 한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론스타 측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극도로 민감했던 전례로 봤을 때 계약 연장이 확정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론스타 측도 서울고등법원에 주가조작 혐의 파기환송심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계약을 일방적으로 깨기가 부담스러웠다는 평가다.

 하지만, 계약이 연장됐다고 해서 외환은행 인수 작업이 순탄해지거나 정부 론스타 적격성 판정 일정이 당겨지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향후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론스타와 주식매각 가격을 재협상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계약 만료 연장에서 이미 밀려난 협상 주도권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금융 전문가는 “하나금융이 지난해 11월 매매계약 당시 1만2000~1만3000원이던 외환은행 주가가 현재 9000원에도 못 미치는 상황을 들어 매각가격을 낮추자고 하지만, 이는 엄밀하게 하나금융의 매입 시기 선택과 최종 계약 지연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하락의 책임이 매수자인 하나금융 측에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오히려 론스타는 현대건설 지분 매각대금 약 8000억원(세후)이 최근 외환은행으로 유입된 만큼 매각가를 올리거나 주주로서의 이익 배당을 요구하고 있어, 매각 가격이 오히려 올라갈 개연성이 더 크다.

 금융 전문가는 “사실상 계약연장이 안되면 파국으로 떨어질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던 만큼, 하나금융 측이 매각가격을 내리기 보다는 현대건설 매각대금 등을 반영해 올려준다는 추가 합의를 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론스타에 대한 적격성 판정 및 외환은행 인수 승인 일정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주식매매 계약 연장하고는 전혀 별개 사안인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적격성 여부를 가릴 뿐이지, 다른 어떤 조건과 연계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론스타와 계약을 연장하기로 한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처음 논의를 시작한다는 자세로 앞으로의 일정에 임할 것”이라며 “재판 결과 등 많은 변수들이 있어 예단하기는 지금으로선 힘든 상황”이라고 결연한 의지 속에서도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이진호·박창규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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