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지역 결정 등 이른바 `오중털`(대형 국책사업 갈등을 오월 중순까지 털기) 마무리에 이어 중소 규모 지역갈등 예산낭비 사업 털기에 착수했다.
농공단지 지원 중단, 혁신도시 논란, 군 비행장 소음분쟁 등 잔류 갈등 현안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자칫 총선과 대선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모두 연내 매듭짓는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우선 관행적으로 예산을 배정해왔던 농공단지 지원을 확 줄이고 이 밖의 모든 국고보조 사업도 원점(제로 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최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유사ㆍ중복 지원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전국 농공단지 지원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며 "관계부처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일반 산업단지와 성격이 뚜렷하게 구별되지 않는 신규 농공단지에 대해선 도로 등 기반시설 지원 비용을 국가가 일절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농공단지는 입주 기업이 없는데도 지자체가 지정만 하면 정부에서 기반시설을 지원해주고 세금 혜택도 주면서 재정 악화의 한 요인으로 꼽혀왔다.
아울러 정부는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국고보조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조세연구원에 지난 16일 존치 여부에 대한 평가 방법을 용역 발주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7월 초 평가 기준이 완성되면 폐지할 사업은 폐지하고, 개선할 사업은 개선해 내년 예산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지자체에 대한 국고보조 사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지역갈등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평가 방법을 공개할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예산이 줄어들거나 폐지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란을 막기 위해 국고보조금 평가 내역과 결과를 공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고보조 사업은 사업목적 달성 여부에 관계없이 규모와 사업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 재정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정부는 또 원자력발전소 입지 선정 문제, 부산ㆍ경남 물 분쟁, 호남 개발 홀대론에 따른 지원 문제 등 소규모이지만 선거철로 가면 폭발력을 발휘할 사안에 대해 미리 분명한 선을 그어 해결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매일경제 전병득 기자 / 이상덕 기자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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