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이케아효과

 스웨덴에 기반을 둔 이케아(IKEA)는 세계 최대 가구 제조·유통업체다. 이케아는 ‘저렴하면서도 디자인 예쁜 가구’를 내걸고 미국, 유럽 및 중국, 홍콩, 일본 등 전 세계 약 37개국에 3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판매 제품은 소비자가 직접 조립해 사용하는 DIY(Do It Yourself) 가구 위주다.

  이케아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스스로 만들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잘 파고 들었다는 점이다. 이케아는 소비자가 반제품을 구입해 직접 조립해야 한다. 이케아는 판매 후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직접 가구를 만들었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 윈윈(Win-Win)인 셈이다. 이처럼 사람은 자기가 만든 제품에 높은 만족도와 강한 애착을 가지는 경향이 있는데 행동경제학자들은 ‘이케아효과’(IKEA Effect)라 부른다. 소비자가 일부 직접 조립함에 따라 제품에 대한 애착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품질과 기능은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노동이 들어간 제품에 더 가치를 둔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케아의 장난감 정리함, 레고 모형, 종이 개구리 접기 등으로 실험을 한 결과 사람들은 아무리 조악한 완성품이라도 실제 자신이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어 만든 물건에 비합리적일 정도로 후한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신이 손수 만든 물건에 강한 애착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레고나 프라모델에 빠져들었던 경험들이 이해가 된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러한 경향은 여전한 것 같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없었던 시절 지도를 보며 찾아갔던 여행길이 더 기억에 남는 것도 이케아 효과 때문이 아닌가 싶다.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될 것을 그렇게 고생하면서 길을 찾느냐는 핀잔을 아내에게 들으면서도 지도를 고집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큰 인기를 얻은 것도 이케아효과로 설명이 가능하다. 애플은 과거 모든 프로그램을 휴대폰에 담던 방식에서 벗어나 앱스토어를 통해 소비자가 앱을 선택·구입하고 설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했다. 또 소비자가 마음에 드는 액세서리를 구입해 휴대폰을 꾸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너무 쉽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애정과 만족감은 크게 떨어진다. 또 상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너무 많는 노력을 요구한다면 고객들은 떠나버릴 것이다. 결국 기업은 소비자가 직접 수행하는 작업의 중요성과 투입하는 시간을 고려해 균형을 찾아야 한다.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가 되면서 소비자들은 너무 완성품에 익숙해졌다. 기업들은 소비자가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제품을 구입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토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편리함을 댓가로 소비자가 진정한 즐거움을 얻을 기회를 뺏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