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이 세계 2위의 윤활유 시장인 중국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윤활유 사업은 영업이익률이 낮은 정유 업체들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회사별로 중국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윤활유 시장으로 시장 규모가 12조원 규모에 달한다. 최근 들어 매년 6%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중국 정부의 통제로 아직까진 해외 제품 비중이 매우 낮은 편이다. 세계적인 업체나 후발주자나 시장 점유율엔 큰 차이가 없어 초반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회사별로 공략법 달라=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기존에 현지 임가공 공장에서 제품을 배합해 윤활유 완제품을 판매해 왔으나 지난해 4월 중국 톈진에 국내 업계 처음으로 연간 8만톤 규모의 독자 윤활유 완제품 공장을 착공, 올해 12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윤활유 공장을 기반으로 SK루브리컨츠는 2015년께에는 중국에서만 국내 전체 판매량에 버금가는 수준인 연간 11만4000톤의 윤활유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 및 판매는 SK차이나가 담당한다.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 현지에서 생산과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괄 체제가 갖춰지게 된다. 또 하나의 SK루브리컨츠가 중국에 설립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GS칼텍스는 중국 현지 업체와의 코-브랜딩으로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윤활유 시장에 늦게 진출한 만큼 인지도 높이는 게 관건이라는 판단이다. 본지 5월 17일자 18면 보도
GS칼텍스는 지난해 한국타이어, 삼성물산과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협력키로 한데 이어 지난 16일 중국 3대 자동차 메이커인 동펑자동차의 윤활유 자회사인 동펑윤활유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에 따라 자사의 윤활유 제품을 동펑윤활유의 판매망을 활용, 중국 시장에 내다 판다는 구상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윤활기유 사업만 맡고 완제품인 윤활유 사업은 지난 2008년 5월부터 프랑스 토탈과 합작한 STLC에서 담당하고 있다.
토탈이라는 브랜드 인지도를 등에 업고 있어 인지도 확보보다는 판매망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직접 중국시장에 수출하는 방식이 아닌 수출 전문 대리점을 통해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계획은 없다.
◇세계적 품질로 승부건다=이처럼 정유업체들이 세계적 시장을 넘볼 수 있는 건 원료인 윤활기유의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SK루브리컨츠는 고급 윤활유 완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윤활기유인 그룹Ⅲ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SK루브리컨츠는 그룹Ⅲ의 기유만을 생산하고 있어 세계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에쓰오일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두 번째의 윤활기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 Ⅰ, Ⅱ, Ⅲ 윤활기유 전체를 생산하고 있다. 전 그룹을 생산하면서도 고급 기유인 그룹 Ⅲ 점유율이 25%에 달할 정도로 전체적인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GS칼텍스는 원료가 되는 윤활기유는 2007년 말부터 생산한 후발주자지만 완제품인 윤활유는 국내 1위다. 지난해 매출액만 4300억원으로 하루 4800배럴의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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