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해마다 치솟고 있지만 해외건설과 동반하는 전기공사 수주는 줄어들고 있어 전기공사 업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0년까지 해외 건설분야는 연평균 53.9%씩 19.4배 성장했으며, 지난해는 71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3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자동차·조선 수출액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하지만 2004년 해외건설 수주 중 전기공사 비중은 7.2%(5억4000만달러)에서 매년 감소, 지난해에는 1.1%(7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늘어난 해외건설 수주 상승세에 비하면 오히려 줄고 있는 추세다.
해외 수주를 따낸 국내 대형 중공업 및 건설사가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국내 공사업체 대신 현지 인력과 업체에 전기공사를 맡기고 있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이들 원도급 업체에 기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국내 공사업체들의 자생적인 해외공사를 수주하기 위해는 원도급으로부터 길들여진 하도급 체질과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영세한 기업구조 탓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해외 컨설팅 업체인 포텍의 한기주 대표는 “하청구조에 익숙해져 자체 엔지니어링 능력은 물론이고 해외 현지 정보나 해외 영업에 대한 요건조차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전기공사 업계가 가진 공통된 문제”라며 “기업 혼자는 하기 힘든 각종 이행 입찰보증(bond)과 수출신용장(LC) 개설 등의 수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전기공사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해외진출을 위한 애로점을 조사한 결과 △보증발급 △금융지원 △해외정보 △전문인력 부족 등의 순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해외진출에 따른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협회는 전력기반기금 지원으로 해외진출 지원센터, 전문가 상담, 해외공사 견적에 필요한 정보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협회 차원의 수출 지원은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19일 박영준 지경부 차관 주재로 한전과 5개 발전사, 두산·현대중공업,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업계 애로사항을 접수한 박 차관은 해외진출에 사실적인 지원을 위해 ‘발전산업 해외진출 협의체’를 만들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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