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가는 바이오기업] <2>차세대 백신의 엇갈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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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젬벡스&카엘의 자회사 카엘젬백스의 기세가 무섭다. 국내 최초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성공 가능성이 읽히면서부터다.

 올해 말 카엘젬백스의 췌장암 백신 ‘GV1001’(영국 임상3상, 임상시험명 Telovac)이 임상을 통과한다면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세간은 이미 들떠 있다. 카엘젬백스의 GV1001 글로벌 임상 가능성이 모기업인 젬백스&카엘의 주가를 크게 끌어 올렸다. 전체 주식의 95%를 보유하고 있는 8600여명의 일반투자자들은 시가총액 6000억원, 주가상승 1000%라는 경이적인 드라마를 연출해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 국내외 4개 증권사는 텔로박의 성공가능성을 80% 내외로 점치는 보고서를 내놨다. 영국 BBC까지 GV1001의 성공가능성을 암시했다.

 실제 GV1001의 잠재력은 폭발적이다. 성공시 GV1001의 연 매출은 삼성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첫 번째 타깃인 리툭산 시밀러의 예상 연매출 1조40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6조2000억원, 시가총액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절반인 6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김태억 K2B 대표는 “텔로박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이나 비판적인 분석의 목소리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3년간 췌장암 항체 치료제가 20개 개발됐고 그 중 단 1개만이 시판허가를 받았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실제 치료용 암 백신도 19개가 개발돼 1300건의 임상시험을 거쳐 면역반응 60%, 치료반응 3.3%의 결과가 도출됐고 1개만이 허가를 받았다. 췌장암 백신치료제는 22개가 개발됐고 3상 4건, 2상 8건의 임상이 진행 중이며 허가된 제품은 아직 없다.

 K2B 연구진이 최근 낸 기술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치료백신의 임상효과도 면역반응, 종양반응, 면역회피조절반응으로 나눠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면역반응이 존재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종양반응이나 면역회피 조절반응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통상 치료백신에 대한 면역반응은 60% 이하, 종양반응은 최고 10% 이하에서 확인되고 조절반응은 확률을 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평가했다.

 GV100은 단독투여 방식의 임상2상에서 면역반응 63%, 임상성공의 기준인 생존기간은 7.2개월로 표준 치료제인 젬시타빈의 8.3개월에 비해 1.1개월 짧다.

 게다가 올해 4월 GV1001의 설계 개념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기대됐던 피부T세포 림프종 환자 6명에 대한 좋지 않은 임상2상 결과가 발표됐다. 모든 환자에게서 종양반응과 암세포 면역회피 조절반응이 확인되지 않았다.

 임상 성공에서 중요한 종양반응, 면역회피 조절반응에서 대한 GV1001의 적절한 임상적 치료효과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텔로박은 젬시타빈+카페시타빈+GV1001 병행투여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것인데, 생존기간이 젬시타빈에 비해 더 길어야만 임상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

 김태억 K2B 대표는 “이번 텔로박의 성공가능성을 결정할 관건은 병행 투여된 카페시타빈이 얼마만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GV1001의 종양반응과 면역회피 조절반응을 강화시키는가에 달렸다”고 말했다.

 과연 텔로박이라는 차세대 백신이 국내에서도 탄생할 것인지, 기대감이 갈수록 커가고 있다.

 <자문:김태억 대표 goodk2b@gmail.com>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