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엔진기업인 ‘구글’이 지난해 12월 전자책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약 300만권의 전자책을 보유한 ‘구글 e북스’를 오픈한 것. ‘구글 e북 웹리더’만 깔면 PC·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어떤 단말기에서도 호환된다. 구글은 사이트를 오픈하자마자 중국 진출을 천명했다.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에도 서비스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도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공공도서관에서 아마존의 전자책단말기 ‘킨들’을 대여할 수 있으며, 애플은 아이폰용 앱 25만개 중에서 전자책(17%)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책산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전자책 시장의 ‘바로미터’는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전자책 매출이 종이책을 추월했다. 미국출판인협회(AAP)에 따르면 전자책 매출은 지난 1월과 2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6%(약 7000만달러), 200%(약 9030만달러) 성장했다. 반면에 종이책은 같은 기간 24.8%(8000만달러) 감소했다. 미국의 1인출판 시장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26살의 미국 인디문학 작가인 ‘아만다 호킹’은 출판사에서 번번히 퇴짜맞던 원고를 전자책으로 출간해 월 2억~3억원을 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1인출판 시장으로 가야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며 “이는 전자책 시장의 윤활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자책 시장은 미국보다 20배 큰 200억달러로 추산된다. 중국은 ‘정부 주도형’ 정책을 펼쳤다. 지난 1997년부터 ‘전자출판물 관리규정’을 포함해 ‘인터넷 출판관리 잠정규정’ ‘출판관리조례’ ‘외국인 투자 도서·신문·잡지 판매기업 관리방법’ 등의 전자출판 관련 법제도를 정교하게 다듬었다. 그 중에서도 ‘방정아팝아이(Apabi) 기술유한회사’는 2000년대 초 DRM 기술을 개발해 디지털출판 솔루션을 만들었다. 현재 각 출판사에서 저작권을 양도받은 도서 21만종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출판사의 약 80%가량이 이 회사의 기술과 플랫폼으로 전자책을 출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두아이칸망’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해 전자책·디지털신문 등 각종 콘텐츠와 플랫폼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국의 전자책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 시장도 연평균 53%가량의 성장세를 보인다. 세계 최대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는 전자책단말기, 디지털 교육콘텐츠, 전자책 관련 솔루션 등 디지털출판 제품이 40%가량 전시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유럽은 ‘데이터베이스 퍼블리싱’, 즉 B2B 영역만 전자책 출판으로 분류한다. 이 시장은 2010년 기준 103억달러에 이르는데 최근 ‘안정적’인 매출에만 만족했던 기업들이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거대 출판기업인 영국 ‘피어슨’은 최근 IT 관련 전문 출판사업을 강화했다. 전문가 수준의 컴퓨터 과학 분야와 공학 부문인데, ‘특정’ 분야의 로열티 높은 고객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전자책 출판은 해외 번역도서가 30%가 넘을 정도로 해외 의존이 심했다. 글로벌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출판기업이라면 누구나 직접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피어슨의 톰 홀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는 “피어슨의 교육출판 매출 5억달러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디지털 부문에서 발생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이런 흐름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해외 전자책 산업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