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생태계를 만들자] <상> 전자책,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Photo Image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자책 산업 연계표

 올해 전자책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간 전자책 산업 르네상스를 점친 전망이 숱하게 나왔지만 ‘올해’는 분명 다르다. 스마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태동하는 전자책 생태계가 ‘선순환’을 이루려면 현재 어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국내 산업 변화와 세계 산업 전망, 시장 선점 방안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는데 봄이 온 것 같지 않음)’이던 국내 전자책 시장에 드디어 봄꽃이 만개했다. 그간 전자책 시장은 늘 폭발적인 성장세를 ‘예고’했지만 매년 1000억원대 초반에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간한 ‘2010년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전자책 르네상스 시대가 왔다던 지난해에도 시장 규모는 1323억원으로 전년(1278억원)보다 50억원가량 늘어났을 뿐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불과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상황이 180도로 달라졌다.

 한국전자출판협회는 교보문고·예스24 등의 추정 통계를 합산, 올해 시장 규모를 사상 최초로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의 상황도 장밋빛 전망을 뒷받침한다. 교보문고는 현재 일 매출 1000만원을 넘는다. 전자책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2006년 첫날 판매 금액이었던 1만9360원에 비하면 500배에 달하는 것. 이 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의 전자책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4배 증가했다. 예스24는 1분기 전자책 다운로드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96배가량 늘었다. 콘텐츠도 로맨스 소설·무협지 등에서 경제서·전문서적 등 ‘질적으로’ 확대됐다.

 시장 팽창의 1등 공신은 단연 ‘스마트’ 플랫폼이다. 국내에서 스마트폰은 지난해 1000만대가량 팔렸으며 올해 말까지 25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마트패드는 지난해 80만대, 전용 단말은 5만대가량 보급된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국내 전자책 시장도 전용 단말보다는 스마트 단말에서 급속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흐름을 타고 본격적인 ‘패러다임 시프트(Shift)’가 진행 중이다. 출판사·도서유통사 등 ‘전통적’ 사업자가 쥐고 있던 전자책 시장에 콘텐츠·플랫폼 등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한 것.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국내 출판사를 대상으로 전자책 변환 플랫폼을 출시해 간접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잡지를 발간하는 출판사를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미 지난해 말 론칭한 ‘쿡북카페’에서 일반 소비자에 직접 전자책 콘텐츠를 팔고 있다. 최근 전자책 인력을 스카우트해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려는 유통기업 S사와 전자책 시장 진출 타당성을 검토 중인 미디어그룹 C사 역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 산업군이 소용돌이 친다. 전자책 산업은 마치 살아 있는 자연생태계 같아서 관련 산업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돼 발전하기 때문이다. 연계 분야는 출판사·서점업계·디지털콘텐츠업계·인터넷업계·단말업계·통신업계 등 전방위적이다. 이들은 동시 성장을 하며 시장을 확대한다. 이 뿐만 아니라 PC·스마트폰·스마트패드·e잉크 등의 단말기 기술과 와이파이·블루투스 같은 유무선 통신기술, e펍 포맷과 DRM같은 소프트웨어 기술 등이 융합해 있는 ‘복합체’다. 실질적인 성장의 원년이 될 올해는 전자책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전자책 산업은 과거의 출판 산업이 그대로 이동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이질적인 산업이 융합되면서 새롭게 재구성되고 재탄생된다”며 “향후 이들 산업이 재편되고 이를 둘러싼 권력 이동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