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언론들이 지난 23일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사용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수사당국이 이를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한 이후 모바일기기를 통한 개인 위치정보 수집과 악용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보도에서 위치정보 수집의 당사자로 지목된 애플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위치정보의 악용 가능성에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각국 정부가 애플에 확인을 요청하는 등 실증조사에 착수했다. 또 애플과 함께 안드로이드폰으로 위치정보를 수집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구글은 공식발표를 통해 사용자 동의를 받고 위치정보를 수집해왔으나 사용자 식별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사실 여부를 떠나 개인 사용자들의 행적을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위치정보가 무단으로 수집되고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쟁점1, 사용자 위치를 추적했나=애플과 구글은 우리나라에서 위치정보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이들이 사용자로부터 동의를 받고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수집된 정보의 범위가 어느 정도까지냐다. 단말기가 접속된 와이파이나 3G 네트워크의 위치정보뿐 아니라 사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까지 함께 수집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네트워크 정보와 사용자 정보를 토대로 누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되기 때문이다.
위치정보 문제가 확산되자 구글은 곧바로 해명자료를 통해 위치정보 수집은 사실이지만 애플과 달리 사용자 동의를 받고 위치정보를 수집했으며, 수집한 정보도 익명 처리돼 사용자를 식별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지난 23일 “구글 서버에 전송되는 모든 정보는 익명으로 처리되며 사용자와 연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추적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쟁점2, 애플 문제점은=수집한 정보의 범위 외에도 애플은 왜 아이폰에 지난 1년 동안의 위치정보를 저장해뒀으며 이를 또 아이튠스로, 즉 PC에 옮기도록 설계했는지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PC는 해킹 위험성이 커 신분과 위치정보가 함께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보의 주체인 사용자들은 자신의 위치정보가 PC에 전송되는 지도 몰랐다.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미국 수사기관들은 최소한 작년부터 아이폰에 사용자 위치정보가 파일로 저장되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정보를 수사에 광범위하게 활용해 왔다는 미국 현지 언론보도도 나왔다. 범죄 또는 불순한 의도에 노출될 위험성을 애플은 고지하지 않은 것이다.
◇확산되는 논란=애플의 위치정보 수집 문제를 처음 발견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앨러스데어 앨런과 피트 워든은 애플이 실수를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만약 고의였다면 더 잘 숨겼을 것이라며 “기술적인 실수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번 스마트폰의 위치정보 수집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사용자 동의를 받았다고 강조하지만 위치정보가 지도에 표시될 만큼 이렇게 구체적으로 수집되는 지는 이번 논란으로 처음 실감했기 때문이다.
국내 뿐 아니라 독일·이탈리아,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애플과 구글의 위치정보 추적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애플 측에 관련 논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는 현재까지 보도된 내용 등을 살펴보면 위치정보법이나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보다 자세한 판단을 위해 정확한 설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광수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애플이 어떤 절차를 통해 어느 정도의 위치정보를 수집했는지 확인을 요청했다”며 “방통위에 신고된 약관대로 정보를 수집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위반 사항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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