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과 기술력에서 최고를 자부한다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과 방사능 유출 사태는 원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대형사고 발생 시 심각한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면서 원전에 대한 환경성 문제를 고민하게 한다. 신재생 에너지로 원전을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친환경성과 관련해 원전만한 발전원이 없다는 게 대세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한 전문가는 “현실을 들여다보면 신재생 에너지로 원전을 대체한다는 것은 실현가능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며 “특히 환경을 생각한다면 원전만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화석연료를 제외하고 태양광, 풍력 등이 원전을 대신할만한 신재생 에너지로 거론된다.
태양에너지는 생명활동이 압축된 화석에너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대단히 낮아 경제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1000MW기준으로 원전부지는 49만제곱미터가 필요한 반면 태양광 발전은 1억 제곱미터가 필요하다. 서해안에 설치된 14MW급 태양광 발전소를 마련하는데 여의도의 몇 배에 달하는 부지가 사용됐다.
또 다른 에너지 전문가는 “발전량뿐만 아니라 전지판 때문에 햇볕이 가려진 땅의 환경 피해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풍력발전의 경우 초속 12미터 수준의 안정적인 바람이 필요하다. 국내에선 이런 지역을 찾기가 힘들 뿐더러 풍력발전으로부터 나오는 소음이 주변 자연에 상당한 악영향을 준다. 풍력은 1000MW급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2억3000만 제곱미터의 땅을 필요로 한다. 건설을 위해 대형크레인의 진입로를 내야하는 등 막대한 녹지가 훼손된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의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08년)에 따르면 2022년에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전력공급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불과하다. 기술 발전이 획기적으로 이뤄져 지금보다 효율이 2~3배 높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화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를 대체하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원전은 1시간 동안 1기당 1000~1400㎿h의 발전량을 생산하는 데 비해 석탄은 500㎿h, 풍력은 3㎿h를 생산한다. 반면 1GW 전력 생산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석탄이 1041톤, 천연가스가 469톤, 태양력이 39톤인 반면, 원자력은 고작 17톤이다.
원전의 환경성을 거론 할 때 사용 후 핵연료 처리가 관심사다. 사용후 핵연료를 안전하기 처리하기 위해서는 지하의 화강암을 뚫고 매장해야 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수반된다.
원병출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책연구부장은 “아직 국내에서는 이 같이 영구 처리한 핵연료가 없다. 하지만 사용 후 핵연료의 양이 늘면서 최근 ‘파이로 건식처리’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핵연료를 재사용하고 극히 일부만 영구매장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 후 핵연료 처리문제의 대안으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원전점유율 확대시 기준안대비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