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저축은행과 이 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주사업자였던 누리솔루션이 결국 법정다툼을 하게 됐다.
21일 제일저축은행은 누리솔루션과의 최종 합의가 결렬되어 법적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제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제니스(JENIS)’를 개발해 놓고도 시스템 완성도에 대한 이견으로 7개월여째 시스템 가동을 미뤄왔다. 그동안 수차례 합의문이 오고갔지만 최종적으로 차세대시스템 재개발 및 개발 산출물 소유권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됐다.
앞서 지난 1월 말 제일저축은행은 차세대시스템 주사업자 계약해지를 누리솔루션에 통보했고, 이후 누리솔루션과 지난 2월부터 7차에 거쳐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사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은 개발 프로그램 및 산출물에 대해 소유권·저작권, 기타 지식재산권에 대한 것이다.
프로젝트 추진 당시 양사는 공동 개발한 프로그램을 외부에 공동 판매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주사업자 계약이 해지되면서 누리솔루션은 프로젝트 기간 동안 산출됐던 모든 자료의 소유권·저작권, 기타 지식재산권을 독점적인 소유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제일저축은행은 공동 소유로 하고 제3자에게 양도 및 판매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누리솔루션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회사가 제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이 가동도 하지 못한 채 법적 분쟁을 불사하려는 것은 시스템 완성도에 대한 양사 간의 이견 때문이다.
제일저축은행은 누리솔루션이 개발한 차세대시스템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단계별로 테스트해 본 결과, 개발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을 이용해 차세대시스템올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지금까지도 가동을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누리솔루션 내부에 저축은행 업무를 제대로 알고 있는 개발자가 부족했고 이로 인해 저축은행 업무 설계 및 중요도에 대한 견해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발 주사업자인 누리솔루션은 ‘충분히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전혀 반대되는 입장이다. 또한 제일저축은행이 개발 프로그램의 저작권 및 지적재산권 등의 소유 권리를 주장하며 제소하자 맞고소 카드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누리솔루션이 수행한 용역에 대해 정당한 용역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저작자로서 누리솔루션의 권리를 무시하는 저작권 조항, 부제소합의, 손해배상, 이의제기금지와 같은 조항이 들어간 합의서 체결을 요구해 합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종현 누리솔루션 대표는 “소송까지 가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해 내지 못했다”며 “마무리를 짓고 싶지만 현재 벽에 부딪힌 상황이라 법적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 제기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향후 제일저축은행은 소송과는 별도로 저축은행 분야에 시스템 구축 경험이 있는 업체를 선정한 후 기존에 개발된 시스템을 배제하고 새롭게 재개발해 연내 시스템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추진경과
2009년 5월차세대 프로젝트 착수
2010년 9월차세대 가동 연기(추석연휴 기간)
2011년 1월말차세대시스템 주사업자 계약 해지
2011년 2월말양사 최초 합의서(안) 작성
2011년 현재~최종 합의 결렬, 법적 소송 준비 중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