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융합기술이 미래를 바꾼다] <4>국방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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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경 수십㎞ 내에 있는 전자부품에 장애를 일으키는 ‘전자폭탄’, 전자기력을 이용해 일반 포탄의 몇배 속도로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레일건’은 방산기술과 전기기술이 만나 이뤄진 대표적인 전기융합 기술이자 제품이다.

 레일건(전자기 발사장치)은 이름 그대로 두 개의 레일 위에 가속할 물체를 걸쳐 놓고 큰 전류를 흘려 레일에 흐르는 자기장과 물체에 흐르는 전류 간 상호작용(로렌쯔의 힘)을 이용해 물체를 가속하는 원리다.

 레일건은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연기나 폭발음 없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날아가서 목표물을 타격한다.

 특히 탄체 사거리(에너지)를 매우 용이하게 조절할 수 있다. 속도 또한 기존 화포보다 2배 이상 빠르기 때문에 적이 탄체의 비행궤도를 예측하기 어렵다. 화학적 폭발에 의한 불꽃과 소음도 없어 야간 전투에 유용한 장점이 있다.

 반면에 발사에 필요한 엄청난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와 압력을 지탱하는 기술, 레일의 손상을 줄이는 기술 등이 주요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전자폭탄(EMP Bomb)은 전자장비나 사람을 대상으로 고출력의 강력한 전자기파를 쏘아 기능 및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기술이다. 기존 군사 무기와 달리 인명 살상을 하지 않고도 상대 군사력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은 물론이고 자신의 시스템에도 피해를 줄 수 있어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전자폭탄이 제대로 활용되려면 항공기 탑재형 폭탄 또는 미사일 형태로 개발돼야 하는데, 여기에 필수적인 고출력·소형화 기술은 아직까지 미흡한 상태다.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고에너지 전자파 기술은 정밀 유도무기 기술에 적용되고 있는 핵심 기술이어서 외국으로부터 도입도 어렵다.

 국내 전자폭탄 관련 연구는 10여년 전부터 이뤄져 현재 상당한 성과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자폭탄의 핵심 요소기술인 발진장치, 고전력 펄스 전원 기술, 안테나 등을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거친다면 단기간에 선진국 수준의 기술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석기 KERI 첨단의용물리연구센터 박사는 “전자폭탄의 경우 영화 매트릭스에서 기계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EMP 기술로 잘 알려져 있다. 첨단 군사력을 일시에 광범위하게 무력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대국에 비해 수적으로 불리한 우리나라에 더 적합한 군사기술”이라 설명하고 “인체를 대상으로한 방어적 전자파 기술은 첨단 IT의 집합체로 침입방지, 안전사고 방지 등 다양한 민간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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