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에 대한 문제의 본질은 그 위험도가 아닌 관리 방법에 있습니다. 위험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리하고 유지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합니다.”
송명재 한국동위원소협회교육연구원장은 방사성 폐기물 처리와 관련, 위험도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관리방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사성 폐기물이 다른 위험 물질과 달리 유독 위험성 부분에서만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송 원장의 지적이다. 이론적 위험도를 따지면 300년후 일반 폐기물이 되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시간이 지나도 중독성이 그대로인 수은·카드뮴 등 중금속보다 위험하다고 보기 힘들지만 실제 사회적 인식은 그렇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송 원장은 그 이유를 원자력의 역사에서 찾고 있다.
“역사적으로 원자력 기술은 비밀리 개발됐고 핵폭탄은 극비사항이었으며 방사선에 대한 공포는 원자력을 혐오스런 기술로 만들었습니다. 가끔 원자력 관련 사고가 나면 알 수 없는 어려운 용어만 나오는 상황에서 안심하라는 요구는 국민에게 큰 설득력이 없습니다.”
송 원장은 한국수력원자력 방폐본부장 시절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를 구하는 과정에 많은 사람들의 불신을 뼈저리게 느낀 경험을 언급하며 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거리감 인정과 그에 맞는 소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일본 원전 사태로 촉발된 원자력 불안감을 새로운 대국민 원자력 소통방법을 마련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된다고 말한다. 특히 정부와 전문가들의 일방적인 정보전달만으로는 원자력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결코 얻어낼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송 원장은 “원전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데는 지름길은 없을 것”이라며 “투명한 소통과 책임 있는 관리 아래 상호 양보와 합의를 위한 진득한 노력만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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