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시스템 구축이 돈을 쓰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차세대시스템 오픈 이후는 돈을 버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점포의 개업에 비유하자면 입지 선정과 인테리어 작업, 주방시설 구비, 인력 세팅 등 개업 이전에 하는 작업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해당한다. 점포가 번창하려면 개업 이후에도 계속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새로운 메뉴, 마케팅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장의 반응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차세대시스템 오픈 이후의 관리라고 할 수 있다. 차세대시스템이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차세대 IT관리가 필요하다.
◇차세대시스템은 차세대 관리를 요구=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한 기업은 접근 전략, 적용하는 기술, 관리 기법, 비즈니스 참여 방법 등 구축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기업 내부에 축적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노하우를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나타난다. 이런 어려움은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추진 TFT를 해체하는 순간부터 표면화되기 시작한다.
차세대시스템이 구축되면 현업들은 커다란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일정에서 원래 계획했던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 이른바 ‘절망의 계곡’을 거치는 것도 현업들의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에 대한 저항은 시스템 오픈 이후에도 이어져 기대했던 만큼 경영성과가 개선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저항과 불안감을 관리하지 못하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는 결과적으로 실패하게 된다. 반면 효과적인 변화관리를 통해 문제를 극복하면 ‘도약의 능선’으로 불리는,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이 나타난다. 도약의 능선이 계속 이어지려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성공한 차세대시스템은 일반적으로 현업의 불만이 적고, 사용이 편리하며, 안정적인 아키텍처 기반의 신기술이 적용된 시스템이면서 납기 내에 오픈한 시스템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결과물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계량화하기 어려운 무형의 성과물이다.
이런 성과로 △IT조직체계의 정비 △신기술에 대한 적응 및 대응능력 강화 △아키텍처 원칙 및 청사진 관리 △프로젝트 관리능력 향상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관리능력 향상 △개발자 관리 스킬 향상 △과제 기획 및 분석능력 확보 △프로세스 기반 업무처리 경험 습득 △현업과의 커뮤니케이션 스킬 확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성과들이 프로젝트의 일시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 내재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차세대 IT관리의 과제이다.
이런 유·무형의 성과물을 얻었다 해도 비즈니스 환경과 기술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정보화 이슈는 계속 제기된다. 즉 △비즈니스 측면에서 업무 모델과 프로세스의 전환, 신규 서비스 개발, 정보 분석역량 강화 △애플리케이션 측면에서 고객과 상품의 통합, 멀티채널 인터페이스,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3.0, 기준정보관리(MDM), 스마트워킹과 워크센터, 애플리케이션 고도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기술적 측면에서 모바일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 분석, 가상화와 콘솔리데이션, 개발환경 및 플랫폼 △조직적 측면에서 IT조직의 역량 강화, 운영 탁월성 확보, IT조직 분리 △프로세스 측면에서 IT 프로세스의 내재화 등의 이슈가 있다. 또 IT 전략 측면에서 비즈니스와 IT의 정렬(alignment), IT 위상 재정립, IT 투자효율 강화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런 문제들이 모두 새로운 IT관리의 접근을 요구한다.
◇차세대 IT관리 접근 전략=차세대 IT관리의 과제는 비즈니스와 IT의 전략적 통합이라는 대전제 아래 기업의 운영 탁월성(operational excellence)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 접근 전략을 전략·비즈니스·IT서비스·기술·조직·프로세스 등 여섯가지 관점에서 정리하자면 △IT를 고려한 기업전략계획의 수립(ESP, Enterprise Strategy Planning) △비즈니스와 IT의 연계 문제를 지속적으로 진단하여 개선 기회 발굴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한 IT최적화 △적정 기술과 합리적인 경량화 기술의 선택 △강력한 통합의 유지 및 수행의 분산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관점에서 지속적인 진화를 추구하는 것 등이다.
전략 관점에서 기업들은 전략계획을 수립할 때 대부분 IT를 고려하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자료에 의하면 전체 금융회사의 48%가 비즈니스 계획을 수립할 때 IT요소를 고려하지 않거나 또는 비즈니스 전략과 목표를 확정한 뒤에 IT요소를 검토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업의 장기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한 후 여기에 맞춰서 IT전략을 수립하는 프로세스가 일반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점차 실효성을 잃고 있다. 시장의 요구 수렴→비즈니스 전략 수립→IT전략 수립→IT 시스템 구현→비즈니스 적용 등에 이르는 기간이 최소한 3~4년 정도 소요되고,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실제 시장의 요구를 반영할 타이밍을 놓치기 때문이다. 결국 고생스럽게 IT시스템을 새로 개발, 구축하자마자 다시 시장의 변화와 요구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게 된다.
이런 문제를 고려해 최근에는 기업들이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할 때부터 IT요건을 반영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장기적인 비즈니스 전략과 IT전략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다음 단계적으로 예산 프레임워크와 기획, 프로젝트의 운영 모니터링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IT거버넌스를 비즈니스 단위 거버넌스와 적극적으로 결합해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업은 전략적 혁신을 추구하게 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이다. 여기에서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전략, IT전략, IT시스템이 유기적인 연관을 맺는 아키텍처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전통적인 ISP는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모델, 기술체계를 중심으로 IT전략이 비즈니스 요구에 종속되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즉, IT가 비즈니스 전략을 뒤쫓아가는 구조인 셈이다.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 기반의 ISP는 한 단계 진전한 구조이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기술 등 아키텍처 객체를 중심으로 IT거버넌스 체제를 구성하는 이 단계는 현재 국내 대부분의 금융회사와 대기업들이 실제 적용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전략기획(ESP) 단계는 비즈니스 모델 및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가는 단계로, 전략적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지향하는 미래의 IT관리 프레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차세대 IT관리의 관점에서 봤을 때 비즈니스 측면의 관리는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대한 IT지원 측면과 IT신기술에 기반한 비즈니스의 혁신 측면 모두를 포함한다.
기업 IT관계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개념 가운데 하나가 비즈니스와 IT 정렬의 의미이다.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설명하자면, 비즈니스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CEO의 전략적 선택에 IT가 정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가(IT 투자와 지원의 집중 영역이 CEO의 비즈니스 집중 영역과 일치하는가)를 진단하여 비즈니스와 IT의 정렬을 확인할 수 있다.
또 IT관리 측면에서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는 준비 상태(프로세스, 조직, 역량 등)를 갖추고 있는가도 중요하다. 이 문제 역시 IT진단을 통해 확인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모든 개선은 정확한 진단이 그 출발점이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주기적이고 정례적인 반복 활동을 통해 활동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렇게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IT 체계를 만드는 것이 IT지원 측면의 차세대 IT관리라고 할 수 있다.
IT신기술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 측면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현업부서와 IT조직의 주기적인 정보교류가 중요하다. 소셜커머스, 스마트폰 등 IT 기반의 비즈니스 혁신 사례가 쏟아져 나오는 최근의 추세를 감안할 때 비즈니스 부서와 IT부서가 긴밀히 협조하여 검토 가치가 있는 IT기술이나 사례를 수집·검토·적용하고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노력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이노베이션 전략은 기업의 비즈니스 특성과 문화, 강점, 약점 등을 감안하여 설정해야 한다.
신창섭 투이컨설팅 PMO팀장/이사 inewstone@2e.co.kr
차세대 IT관리의 과제 연재 목차
①차세대 IT관리의 필요성과 전략 및 비즈니스 관점의 차세대 IT관리
②IT서비스·기술·조직·프로세스 관점의 차세대 IT관리
※ 2회는 CIO BIZ+ 온라인(www.ciobiz.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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