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아이폰·아이패드 등 스마트기기의 폭발적인 보급이 인터넷 환경을 바꿔놓고 있다. 새로운 기기의 등장은 철옹성처럼 여겨졌던 기존 콘텐츠 환경에도 균열을 일으켰다. 인터넷 업체들도 급격한 플랫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세운 NHN(대표 김상헌)은 지난해 10월 박영목 전(前) 크라이텍 대표를 게임본부 이사로 영입하고 신사업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박 이사는 16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엔씨소프트·블리자드 등을 거치며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두루 경험했다. 특히 온라인 게임과 콘솔 게임,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게임 사업에서 있어서는 손꼽히는 전문 경영인이다. 박 이사는 NHN이 설립한 스마트기기 게임 개발사인 오렌지크루의 대표를 맡았고, 80여명의 스타팅 멤버들이 모였다.
“NHN과 오렌지크루의 관계는 디즈니와 픽사의 관계와 같습니다.”
박 대표는 모회사인 NHN과 오렌지크루의 관계를 디즈니와 픽사의 관계에 빗대어 한마디로 정의했다. 디즈니와 픽사는 오랫동안 견제와 협력을 함께 해 온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회사로 2006년 디즈니가 픽사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디즈니는 홍보와 후원으로, 픽사는 창의적 애니메이션 개발이라는 영역으로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뤄냈다. 그는 오렌지크루는 게임 전문 개발사라고 못 박으며, 사업이나 투자 등 나머지 역할이 자신과 NHN이 몫이라고 설명했다.
“총 1000억원의 투자금액도 스마트기기 게임 개발과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데 쓰일 겁니다. 외부 자회사나 모바일게임 개발 사업에 투자할 수도 있고,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퍼블리싱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박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기 전이나 후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조직문화라고 봤다. 네이버와 한게임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회사의 자회사로서 창의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NHN 내부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본사가 있는 분당 정자동 아닌 역삼동에 둥지를 틀었다. 조직은 더욱 파격적인 형태로 운영된다.
“독립채산제 형태로 작은 회사나 마찬가지인 집단을 붙여나가는 형태입니다. 최대 20명을 넘지 않는 사람들이 팀을 만들어 각자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을 하게 됩니다. 각자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그 인센티브를 회사와 해당 조직이 적절하게 나누는 방식입니다.”
각각의 스튜디오가 자율적으로 운영되면 스스로 성과를 찾고 창의성은 극대화될 것을 기대했다. 초기 창업이나 투자·퍼블리싱에 대한 위험을 회사가 부담하는 대신에 개발자들은 안정된 환경에서 창의적인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팀 단위로 입사가 이뤄졌고 박 대표는 지원자들의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직접 살폈다. 올해 100명, 내년에는 250명 정도로 전체 규모는 점차 확장할 계획이다.
“추후에는 10여개의 작은 회사들이 나가서 사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운영될 것입니다. 오렌지크루의 색깔은 방목이고 다가오는 모바일게임 시대에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겁니다. 여기서 제 역할은 인재라는 명품을 백화점 내에 입점시키는 것과 비슷합니다.”
박 대표는 성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인재라고 단언했다. 좋은 인재가 많고, 이 사람들이 만족하고 행복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좋은 게임이란 외부에서 오는 불필요한 긴장이 아니라 자기와의 싸움에서 나온다”며 “회사를 안정된 환경과 공평한 대가를 제공받는 ‘개발자의 천국’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인재가 만족하고 성공한 이후에도 계속 다니고 싶은 개발사가 박 대표가 꿈꾸는 회사다. 오렌지크루는 행복한 성공에 도전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