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자회사로 운영해온 편광필름 전문 기업인 에이스디지텍을 흡수 합병한다고 13일 밝혔다.
제일모직은 지난 2007년 오성엘에스티가 보유한 에이스디지텍의 지분을 매입, 현재 23.4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합병방식은 신주 발행을 통해 주식교환방식이다. 이를 위해 제일모직은 총 244만주의 신주 발행을 거쳐 주식을 교환한다. 합병 기일은 오는 8월 1일이다. 국내외 900여 명 규모의 에이스디지텍의 인력은 합병 기일에 전원 제일모직으로 승계된다. 에이스디지텍은 지난해 5823억원의 매출과 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자의 눈.
제일모직의 에이스디지텍 인수는 삼성이 LG에 밀려왔던 편광필름 등 소재 분야 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제일모직은 지난 2007년 에이스디지텍을 인수, 편광필름 사업을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생산중인 노트북과 모니터용 편광필름은 50% 가까운 물량을 에이스디지텍이 공급했지만 기술이 높고 시장 규모가 큰 TV용 편광필름 분야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5%에도 못미쳤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증권가에서 에이스디지텍의 매출을 9000억원 수준까지 예상했지만 하반기에 가동한 3기 라인에 문제점이 발견된데다가 TV용 편광판 품질 승인작업이 계속 늦춰지면서 매출은 제자리였고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제일모직 측은 “평광필름 영업은 제일모직이, 생산은 에이스디지텍이 하는 이원화된 사업구조로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며 “또한 세트 메이커와 연계한 수율 향상과 우수 인력 확보 ,미래 사업확장을 위한 용이한 자금 확보를 해서라도 사업 운영 주체의 재편이 필요해 이번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은 이번 합병을 통해 기존 보유한 광학소재용 필름생산 기술을 토대로 편광필름 제조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개발과 생산,영업에 이르는 모든 프로세스의 운영 효율을 향상시켜 제반 비용 절감 및 품질을 높여 부품소재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TV용 패널이 LED로 전환되면서 대형 편광필름도 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가 대기업의 높은 원가구조를 극복할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또 LG화학은 편광필름을 넘어 3D필름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계속 발굴하고 있어 경쟁사의 기술격차를 얼마나 짧은 기간내에 극복하느냐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계열사라 하더라도 오랜 기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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