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 솔루션 시장, 토종 중소기업 홀로 `일당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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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M 솔루션요? 울며 겨자 먹는 식으로 사다 씁니다.”

 국내 대형 건설업체 감리 관계자의 말이다. 건설정보모델링(BIM) 발주가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의무 적용되는 등 최근 들어 국내 BIM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여기에 활용할 국산 소프트웨어는 전무하다. 고가의 외산 제품 외에 선택의 여지는 없다.

 특히 각급 행정기관과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경우, 건축물 인·허가 업무용만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카피당 최고 1억원 상당의 BIM 데이터 생성용 외산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혈세 낭비다.

 인·허가 등 관리자용 BIM 솔루션은 데이터 생성 기능이 필요 없다. 단순 ‘뷰어’ 기능만으로도 작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다수 외산 제품은 이를 분리해서 판매하지 않는다. ‘울며 겨자 먹기식’ 외화 유출이 계속되는 이유다.

 국내 대형 SI업체들도 BIM 솔루션 개발에 난색이다. 제품 개발 자체가 어렵고, 현재 한 해 20여개 나오는 BIM 프로젝트 발주 물량만 보고 뛰어들기에는 수익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시장에 뛰어든 토종 중소 SW업체가 있다. 솔리데오시스템즈(대표 김숙희)다. 벌써 3년째, 누적 개발비만 60억원을 쏟아부었다. 연매출 200억원 업체에서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다.

 ‘사명감 하나로 버텨왔다’는 게 이 회사 김숙희 사장의 말이다. 솔리데오는 1998년 창립 이래 건축 행정정보화를 근간으로 성장해왔다. 대한민국 건축정보화 시장이 이런 상태로 외산에 잠식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최근 솔리데오는 2단계 개발을 끝내고 ‘아키 BIM 뷰어’를 내놓았다. ‘BIM 서버’까지 3단계 개발이 완료되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 솔리데오의 BIM 솔루션은 기존 클라이언트/서버(CS) 방식을 ‘서버 기반’으로 확장, 대량의 공공발주와 인·허가 시스템에 최적화돼 있다.

 김 사장은 “오는 9월 3단계 개발이 완료된다”며 “이후 본격적인 출시가 이뤄지면 판매 가격은 외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정보모델링(BIM·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건축설계를 기존 평면(2D)에서 입체(3D)로 한 차원 격상,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기술. 이를 통해 건물의 설비 교환주기나 에너지 소비량, 단열 성능 등의 관리가 보다 용이해진다. 각종 시설공사에 BIM을 도입하면 설계 과정부터 각종 시뮬레이션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수 있다. 설계변경 요인도 줄어 공기가 단축되고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현재 미연방조달청(GSA)은 전체 건축물 발주 물량의 30%에 BIM을 적용 중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