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는 MBC와 KT스카이라이프의 재송신 관련 조정회의가 진행됐다. 이날 법원의 조정은 MBC가 거부하면서 성립되지 않았다. 다음 조정일자가 잡히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정식재판으로 넘어가는 것이 불가피하다.
오는 13, 19일 두 차례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케이블TV와의 변론재판에서도 큰 진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의 지상파 재송신 대가를 둘러싼 분쟁은 법정에서도 당분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전망이다.
이 같은 이유는 양측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현재와 같은 상황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유료방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미디어 환경의 급변을 지상파와 유료방송은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
해외 상황도 비슷하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미국이 조금 앞서 여러가지 결정들을 내놓고 있지만, 미국의 사례를 국내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도 무리가 따른다.
미국은 지상파의 시장 지배력이 우리나라처럼 크지 않을 뿐더러 유료방송 시장도 국내와 큰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 나름의 시장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시장의 경쟁 상황을 분석하기 위한 시장 획정 등의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또 이 같은 조건을 근거로 시장 상황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지상파와 유료방송 사업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다.
실제 정부는 그 동안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의 분쟁 해결을 위해 제도개선전담반을 운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를 통해 나름의 기준 고시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부가 고시안을 발표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방송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고 아님 말고’가 된다.
실제 수 십번 열린 제도개선전담반 회의에도 지상파 측의 참여는 단 몇 차례에 불과했으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정부 안에 대해 지상파는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모 방송사의 경우 고시안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정부에서 강제할 수 있는 조건은 고사하고 다른 방법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법도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무책임하지만 또 다른 권력을 쥐고 있는 방송사를 대하는 나름의 고민이 묻어나는 답변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등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맞는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방송도 시장 논리가 형성된 상황에서 정부기관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최소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행히 현재 방송법 개정안에는 최소한의 금지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통위도 고시안 마련과 함께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도 함께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방송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나 규제는 경계해야 하지만, 시청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체로 수긍한다.
급변하는 방송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 방송사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더 이상 시청자를 볼모로 한 이권다툼은 볼 수 없다는 게 방송 소비자의 시각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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