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칼럼]금융 정보화의 현황과 과제:멀티채널을 지원하는 유연한 IT 시스템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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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은행은 공룡 산업이다.”

 빌 게이츠가 어느 콘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변화에 둔감한 은행을 빗댄 것으로 생각되는데 IMF 이후 은행 역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 11년간 금융산업의 IT투자는 현재까지 금융IT의 도전과제가 쉽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절대 쓰러질 것 같지 않았던 은행권은 1997년 통화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 부도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면서 리스크 관리 시스템들을 개발했다. 9.11 사태 이후 백업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특히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는 투자자본이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특정 국가 또는 특정 산업의 위기는 곧 글로벌 전체가 겪는 문제임을 깨닫고 외부의 충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산 건전성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한국의 은행들 역시 위기 상황의 생존 전략으로서 대형화를 추진하면서 대규모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그러나 대규모 인수합병의 목적 중 하나였던 실질적인 비용 절감을 실현해주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명쾌히 대답할 수 없다. 예를 들어 1000명의 회사와 500명의 회사가 합치면 상식적으로 1500명이 하던 일을 1100명 수준에서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1500명 그대로가 통합 은행의 업무를 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게 된다.

 또 은행의 최고 경영진은 각종 반도체 및 IT기기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내려가므로 전반적인 IT비용이 감소할 것이라 예상되는데 왜 매년 IT예산이 증가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또 수천억원을 들인 차세대 시스템이 그만한 수익을 내고 있는지 설명하기 쉽지 않다.

 고비용 문제를 좀 더 깊숙히 들여다 보면 또 하나의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수시로 변하는 당국의 규제와 비즈니스의 요구 사항에 따라 수정하다 보면 시스템 내부 구조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이 비용은 수익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비용이다. 또 시스템이라는 것은 한번 개발하면 다음날 바로 구(레거시) 시스템이 되어버리는 특성을 가진다.

 고비용 구조에서 해결책은 비대면 채널의 확대였다. 인터넷 뱅킹의 고객 응대 비용은 지점 응대와 비교하여 20분의 1 정도의 저비용이다. 비대면 채널은 다양해지고 있으며 사용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영업점 창구 이용 고객은 2001년 전체 고객의 42%에서 2010년 14%로 줄었다. 즉, 86%의 고객이 비대면 채널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은행들이 지점 중심(Brick & Mortar Branch)의 영업에서 채널 다변화(Multi Channel) 전략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의 급증은 비대면 전략을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스마트폰 뱅킹은 다채로운 정보 제공 앱의 개발로 기존 인터넷뱅킹을 넘어서 실시간 재테크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중심의 뱅킹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이같은 변화를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 어떻게 연계하느냐가 IT의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각 채널별로 담당 직원과 시스템이 별도로 있었다면 앞으로는 동일 직원과 시스템이 여러 채널을 동시 관리하여 고객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채널들과 레거시 시스템 간 미들웨어를 구축함으로서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또한 기존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투자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해준다.

 그리고 더 많은 도전과제들이 있다. 금융산업의 복잡한 구조적인 특성에 따라 변화의 물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없다는 점이 첫 번째이고, 이로 인해 은행 내 IT직원들이 새로운 기술 지식이나 트렌드를 도입하기보다 예전 기술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두 번째다.

 세 번째로 IT의 기본적인 유지 비용이 높다는 것인데 그 중 인건비가 IT 총예산의 70%를 차지한다. 이러한 고비용 구조 때문에 각 은행에서 앞다투어 추진하는 차세대 전략은 투자 대비 효과를 잘 분석해서 추진되어야 한다.

 네 번째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은행들은 해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려 하는데 이러한 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유연한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유연한 IT아키텍처는 비용 절감 뿐 아니라 전략적인 차별화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현재명 SC제일은행 부행장 Jay.Hyun@scfirst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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