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계고 출신 신입생 등 올해 들어 석달 사이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학생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KAIST 측이 미국의 하버드대와 MIT의 학생 자살방지대책 등에 대한 벤치마킹에 나선다.
1일 KAIST에 따르면 학생들의 연쇄 자살과 관련해 이날 오전 교학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특별위원회(이하 비상특위)` 회의를 열고, 최근의 불상사에 대한 대책 등 다각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비상특위는 학생 자살의 원인을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해 재학생들에게 안정적인 학업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승섭 학생처장은 "자살원인과 대책 등에 대한 다양한 제안이 많이 나왔는데,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며 "아직까지는 난상토론 단계이고, 다음 주 초쯤 구체적인 방안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하버드대와 MIT, 스탠퍼드 등 명문대의 학생 자살방지 대책과 대학생활 적응 대책 등을 수년 전부터 연구하고 있다"며 "장.단기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하버드와 MIT 등 미국 명문대의 정책도 우리 상황에 맞게 많이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KAIST는 이번 봄학기부터 `즐거운 대학생활`이라는 강의를 개설했는데, 이 과목은 하버드의 대학생 관리 대책을 상당수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KAIST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신입생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지원한 지도선배들이 신입생과 같은 기숙사에 상주하면서 이들의 학업과 생활관리를 해주고 있다. 지도선배는 딱딱한 `선배님`보다 친근한 `형, 언니`로 다가갈 수 있는 학부생들로 선발됐다.
박희경 기획처장은 "여러 명문대의 학생 케어시스템을 살펴봤는데, 하버드대의 대책이 가장 훌륭한 것으로 판단돼 우선 신입생을 상대로 `즐거운 대학생활` 강의를 개설했다"며 "단계적으로는 모든 재학생에게 확대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기관과 대학에서 시행하는 모든 자살 예방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를 벌이고 있고, 우리가 수용할 것은 받아들일 것"이라며 "일련의 사건을 단순한 시각으로 볼 수 없는 만큼 심리.정신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장.단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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