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LCD업계 ‘빅4’ 업체들이 올 1분기에 모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통적인 비수기의 영향은 물론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된 패널 가격 하락, TV 세트 판매 부진 등의 여파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영업이익 덕에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던 삼성전자 LCD사업부도 2년만에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2분기에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3일 증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CD사업부, LG디스플레이와 대만의 CMI, AUO 등 LCD 업계 상위 4개 업체들이 모두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의 경우 6조5000억원의 매출과 15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4분기 경쟁업체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실현했었다. 하지만 구리배선 공정 전환에 따른 수율 감소의 영향으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SDI와의 합작사인 SMD의 영업이익이 합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대형 LCD 부문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5조7000억원의 매출에 21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 분기에 38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적자 폭은 축소된 셈이다. 하지만 전 분기에 유럽집행위원회(EC)의 담합 과징금이 일부 반영됐음을 감안하면, 영업 부문의 실적은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IT(노트북·모니터)용 패널 가격의 보합세와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IPS 패널 효과에 힘입어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 업체인 CMI와 AUO도 지난 분기에 이어 적자를 탈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CMI는 4조5900억원의 매출과 335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업체는 전분기에 6000억원 이상의 최대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적자 폭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세계 4위 업체인 AUO도 33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 10% 수준의 영업손실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2분기 들어 중국 노동절 특수, 세트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부 증권 업계에서는 TV 세트 수요가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턴어라운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 세계 TV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LCD업체들의 가동률 저하 및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일본 대지진 영향에 따른 부품소재 수급 불안이 2분기에 본격화할 수 있어 LCD 업체들의 수익성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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