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제조사 망사용료 내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트래픽(인터넷 소통량) 증가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TV 제조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통신사들이 많은 트래픽을 차지해 자사 네트워크 품질을 위협하는 서비스로 스마트TV를 지목해 네트워크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TV는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내려받을 수 있고 스마트폰처럼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쓰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통신사들이 모바일 트래픽 부담 때문에 일부 요금제에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못 쓰게 하고 카카오톡 등 모바일메신저 차단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처럼, 유선 인터넷에서도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면 그만큼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실제 통신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올해 `과다한 트랙픽 유발 사업자에 비용 지불을 요구하는 방안 마련`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모바일인터넷전화나 모바일메신저는 통신사 재량으로 서비스 차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마트TV의 경우 소비자가 제조사로부터 구입해 인터넷에 연결해 쓰는 방식이어서 삼성, LG 등 제조사에 비용 분담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TV를 통해 3D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통신사들이 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3D 콘텐츠는 일반 2D 콘텐츠보다 용량이 2~3배 이상 커서 통신사 네트워크에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

통신사들이 통신시장이 포화되고 매출은 정체된 가운데 요금인하 압박까지 지속되면서 전방위로 탈출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연간 7조원에 달하는 네트워크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스마트TV 제조사들의 `무임승차`를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마트TV가 결국엔 IPTV나 N스크린의 경쟁 상대라는 점도 통신사들을 자극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TV 판매량은 지난해 21만대에 불과했지만 향후 5~6년 내 스마트TV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TV 네트워크 비용 분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인터넷 포털과 온라인게임 등에 네트워크 이용 비용을 부담시키는 문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들 인터넷 서비스도 역시 통신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통신규제기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통신사에 모든 서비스를 차별 없이 전송하라는 규정을 만들자 1위 통신사 버라이존이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양청삼 방송통신위원회 스마트TV 전략팀장은 "아직까지 스마트TV에 네트워크 이용 대가를 부과하는 건이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면서 "해외 규제 동향, 포털 등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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