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기운이 전국을 감싼다. 겨울 내내 절치부심하며 갈고 닦았던 실력을 보일 기회가 드디어 왔다. 대부분의 주말골퍼에게 봄철 첫 라운딩은 부푼 꿈과 희망, 그리고 기대감을 안겨준다.
맹렬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온풍기에 손을 녹여가며 연습한 시간들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틈이 날 때마다 각종 골프 관련 자료들을 섭렵하고 PGA TV 중계 프로그램도 봤다. 간혹 헬스클럽에 가서 몸만들기도 했다. 연습은 하지 않더라도 골프 스윙, 라운드, 코스 공략에 대한 생각의 끈을 놓지 않았다. 홈쇼핑이나 인터넷을 모조리 뒤져 최신 병기까지 마련했다.
특히 스크린골프를 통해 늘어난 비거리와 정교해진 방향성도 확실히 확인했을 터. 당연히 지난해보다는 나은 스코어를 기대하며 밤잠 설쳐가며 첫 라운딩을 준비한다.
하지만 봄철 첫 라운딩의 결과는 대부분 실망으로 이어지는 수가 많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양잔디가 아닌 페어웨이는 여전히 겨울의 누런색을 벗지 못한다. 여기에 더해 골프장에서는 잔디 양육을 도모한다며 이곳저곳에 모래를 뿌려놓는다. 말이 페어웨이지 대부분의 세컨드 샷이 벙커샷에 가깝다. 그린이 특히 그렇다. 골프장 날씨는 도심지역보다 한 템포 느려 아침 저녁으론 그린이 살짝 얼어붙는다.
여기에 모처럼 나온 더해지는 긴장감과 잘 쳐 보겠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융합돼 17홀쯤에 도착하면 스코어카드는 보기가 민망할 수준이 된다.
봄철 라운딩이라면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스크린골프장에서의 화려한 샷이 필드에서도 재현되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퍼팅연습을 과연 얼마나 했는지 냉정하게 뒤돌아보자.
우선 에이밍(방향설정)을 정확히 하자. 매트에서 쉽게 서는 방향이 필드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티샷은 자신감 붙을 때까지는 가볍게 가져다 대는 느낌이 좋다. 페어웨이에서는 볼을 오른쪽으로 살짝 옮겨놓고 확실하게 다운블로로 공을 잡아야 한다. 공에서 눈을 떼지 말고 디봇 자국을 확인하자. 그린 주변에선 웬만하면 텍사스웨지(퍼터로 굴리는 어프로치샷)로 홀에 붙이자.
잔디와 매트는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라운딩은 성공적이다. 그래도 샷이 잘 안될 때는 이런 말을 기억하자. ‘골프와 정치는 비슷한 면이 많다. 상상력과 결단력의 승부인데 제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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