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의 고객 성장세가 눈부시다. 지난해 기업과 개인을 합친 고객 수가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오는 5월에는 개인고객만 1000만명 시대를 열 것이란 예상이다.
기업은행 고객 확대에는 윤용로 전임 행장에 이어 창립 50년만에 처음 내부 출신인 조준희 행장의 철저한 ‘현장경영’이 작용했다. 중소기업 정책은행으로 중소기업을 챙겨야 한다는 일념으로 현장을 찾던 경험이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고객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됐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고객 확대로 이어졌다.
2008년 말 791만5000명을 나타냈던 개인고객 수는 2009년 말 896만9000명, 지난해 말 943만5000명까지 늘었으며 올 들어서도 2월 말 현재 960만명을 기록 중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이르면 내달 늦어도 5월에는 1000만명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화숙 개인고객부장은 “지난주 하루 평균 가입 고객 수가 약 1만2500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변수가 없다면 5월에는 1000만명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기업은행의 하루 개인고객 가입자 수는 5000명 안팎에 그쳤다. 기업은행 개인고객 확대에는 2008년 4월 출시한 ‘서민섬김통장’과 올 2월 선보인 ‘IBK 졸업준비적금’ 두 상품이 크게 기여했다. 두 통장은 소액에도 높은 금리를 주는 ‘역발상’ 상품이다. 은행들이 고액 예금에만 높은 금리를 제공하자,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 또 600여 지점의 현장 챙기기 일환으로 기획한 ‘경제교육’도 개인 고객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본격화한 것으로 각 지점에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기업체를 방문해 경제에 대한 기본 상식과 함께 자금 관리 노하우 등을 소개한다. 현재 행사 요청 수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강점을 지닌 기업고객도 2008년 말 61만여개사에서 2009년 말 68만여곳, 지난해 말 73만여곳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 들어 2월 말 현재 74만4000개사다. 기업고객 증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비오는 날 우산을 빼앗지 않는다’ ‘위기 시에도 챙긴다’는 전략이 통했다.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소기업에 대한 리스크가 증가하자 은행들이 대출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때 기업은행은 과감히 금리 인하 조치까지 취해가며 대출에 나섰다. 2009년 전 은행 중소기업대출 순증액의 58.1%인 10조4000억원을 기업은행이 수행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전국 영업점장회의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며 다시 한번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30년간 영업현장을 누빈 조 행장이 은행 경쟁력 확보의 관건은 현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창립 50년만에 처음 내부 공채 출신 행장이 탄생한 기업은행의 활약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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