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의 ‘재팬 러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여진 공포와 방사능 피폭 우려에도 불구하고 토종 SW 업체들의 일본시장 진출은 계속되고 있다.
알서포트(대표 서형수)는 최근 한국으로 일시 귀국시켰던 일본 주재 직원들을 일부 도쿄사무실로 복귀시켰다. 현지 대기업들과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의 지속 진행을 위해서다.
서형수 사장은 “한국 업체와 달리, 일본 기업은 이런 일로 금방 사업을 접거나 변화를 급하게 주지는 않는다”며 “추진 중이던 프로젝트가 일부 순연되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사업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진 발생 직후 도쿄 등 수도권 전 지역에서 시행 중인 ‘계획 정전’ 때문에 최근 재택 근무족이 늘면서, 현재 ‘리모트뷰’ 등 자사 원격업무 지원 제품이 때 아닌 ‘특수’를 맞고 있을 정도라는 게 서 사장의 설명이다.
일본 DB보안 시장의 1위 사업자인 웨어밸리(대표 손삼수)는 현재 42%인 시장점유율을 연내 50% 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이 회사 김범 이사(해외사업총괄)는 “지진 발생 이후에도 총판 등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 관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우암코퍼레이션(회장 송혜자)도 일본 내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재택근무 확대 추세에 맞춰 자사 영상회의 솔루션 대일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일IT경영협의회(KJIT)는 오는 5월 12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에서 가질 예정이던 ‘KJIT 도쿄 워크숍’을 강행 개최한다고 밝혔다.
권영범 KJIT 회장(영림원소프트랩 대표)은 “회원사 설문조사 결과, 도쿄증권거래소의 초청이 먼저 있었던 만큼, 이럴 때일수록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사장은 “한국과 달리, 일본 시장은 SW의 제값을 쳐주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며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유지보수나 교육 등 사후 관리도 비교적 용이, 현재 국내 SW업계의 해외매출 중 70~80%가 대일 수출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대형 기간계 SW의 경우는 현지에서 본격적인 재해 복구가 진행되면 투자 후순위로 밀릴 개연성도 높은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는 게 현지 진출 업체들의 분석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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