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스마트폰 1000만 시대`를 맞았지만 그에 따른 `과실`은 구글과 애플에 집중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스마트폰 앱 경제(앱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제)가 시작되는 국내 앱 장터(스토어)가 빈약한 콘텐츠, 저조한 이용률로 `요란한 빈수레`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T스토어), KT(올레마켓), LG유플러스(오즈스토어) 등 국내 이동통신사 앱스토어는 최대 80%가 휴대폰 꾸미기와 벨소리 등 단순 앱으로 채워져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T스토어에는 휴대폰 바탕화면용 사진ㆍ동영상 등 휴대폰 꾸미기 앱이 전체 등록 앱 중 56%를 차지했다. KT 올레마켓도 영화ㆍTV(31%) 만화(28%) 벨소리(26%) 앱이 대부분을 점유했다.
앱스토어에서 새로운 스마트폰 서비스가 창조되기는커녕 기존 일반폰(피처폰)용 콘텐츠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 e북,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카테고리가 고루 분포해 위치기반서비스(LBS) 같은 고부가가치 신시장를 만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등록 앱 수와 이용률에서도 애플과 구글 아성은 견고하다.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는 각각 35만개와 25만개 이상 앱이 등록돼 있고 애플은 한 달에 3억3000만건에 이르는 앱이 내려받기 된다. 반면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돼 있는 SK텔레콤 T스토어는 등록 앱이 9만개에 못 미치고, KT 올레마켓과 LG유플러스 오즈스토어는 내려받기 건수를 밝히지 못할 정도로 이용률이 미미한 상황이다. 다 합쳐도 15만개를 밑돈다.
콘텐츠가 빈약하다 보니 국내 앱스토어를 찾는 이가 적고 자연스럽게 개발자들도 앱 등록을 기피하고 있다.
국내 앱스토어가 아직 뚜렷한 수익을 못 올리고 있는 반면 애플 앱스토어는 지난해 매출 18억달러를 기록했다.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 올린 콘텐츠가 활발하게 유통돼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아야 앱 경제가 창출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앱스토어들이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특화된 앱스토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글 애플이 전 세계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앱을 판매하는 것에 비해 국내 앱스토어는 해당 이통사 가입자들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 자체가 턱없이 작을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앱스토어 `파이`를 키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KT가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와 함께 추진하는 통합 앱스토어가 기대되는 이유다. SK텔레콤도 자체 앱스토어를 대만과 중국에 수출한 바 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와 스마트TV 등을 위한 콘텐츠를 모두 다루는 새로운 `한국형 콘텐츠 허브`로서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향이다.
이와 함께 앱이 많이 등록될 수 있는 개발환경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앱스토어를 활성화시키는 `킬러앱(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앱)`이 나오려면 많은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앱을 개발, 등록해줘야 한다"면서 "이통사가 해외 앱스토어와 차별되는 개발자 우대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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