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형근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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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우리나라도 모듈 관리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태양광 모듈이 가득한 연구실에서 만난 안형근 건국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전 지식경제부 태양광 PD)는 태양전지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모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형근 교수가 이끄는 건국대 차세대태양광모듈연구센터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일한 모듈 전문 대학연구소다.

 “현재 태양광 모듈의 출력저하율은 5% 정도입니다. 전기가 100이 생산돼야 하는데 95만 나오는 것입니다. 태양전지 효율이 아무리 좋아도 모듈을 만들면서 다 까먹는 셈입니다. 수천 수만 장의 모듈이 깔리는 발전소에서 이는 엄청난 손실입니다. 특히 CIGS나 염료감응 등 차세대 태양전지는 결정형보다 출력이 낮기 때문에 출력 감소 비율이 커질 수밖에 없어 모듈 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

 모듈 관리를 가장 잘 하는 것은 일본 업체들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가 R&D 과제가 출력저하율을 2%로 낮추는 것인데, 이들 업체는 이미 2%를 달성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모듈 관리를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기업이나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냥 연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라고 안 교수는 말했다.

 20년이나 태양전지를 연구한 그가 모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결국 태양광 산업이 에너지 산업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토털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태양광 산업의 목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모듈 출력이 260와트(W)라고 하면 이것만으로는 에너지가 아닙니다. 시간을 곱해줘야 에너지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출력이 높은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장수명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개인적으로 40년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모듈에는 수명을 갉아먹거나 출력을 저하시키는 요소가 너무나 많다. 에바시트나 백시트·정션박스 등 다양한 모듈 소재가 제 역할을 못할 경우 수분 침투, 역전류 등이 발생해 모듈이 쉽게 망가질 수 있다. 이러한 모듈은 직렬로 연결된 발전소 전체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안 교수는 “1차선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로 달리던 차들이 한 차가 80㎞로 달리면 모두 80㎞로 달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다행인 점은 최근 모듈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형근 교수는 “모듈연구센터에서 공부한 대학원생 6명 전원이 올해 졸업과 동시에 LG전자·현대중공업·신성솔라에너지·LS산전·한솔LCD 등 주요 태양광 기업에 취직을 했다”면서 “모듈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한 결과”라고 말했다.

 “중국은 무조건 덩치를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어 품질 리스크가 큽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과 독일 다음이라고 할 정도로 모듈 품질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고효율·장수명 모듈을 개발한다면 중국과도 겨뤄볼만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도 과감하게 R&D에 전략적 투자를 해야 할 것입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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