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속도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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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이전을 추진중인 공공기관들이 부지계약을 마무리 짓고 청사착공을 준비중이다. 나주시 금천면 일대에 들어설 광주전남혁신도시의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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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혁신도시사업 추진 의지를 표명한 후 지지부진했던 공공기관 이전사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지만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29일 국토해양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의 부지 조성공사 추진현황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혁신도시 부지 조성공사 진행률은 57.1%를 기록하고 있으며, 157개 이전 공공기관 중 154개 기관이 이전 계획을 승인했다. 또 한국전력 등 88개 기관이 부지 매입을 끝냈으며, 청사 신축 기본계획 수립과 청사 설계를 추진 중인 곳은 103개 기관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충북은 공사 추진률이 30%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토지주택공사(LH)는 전북의 ‘분할 이전’과 경남의 ‘일괄 이전’이라는 힘겨루기 속에 아직까지 갈 곳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부산혁신도시는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와 문현혁신지구, 센텀혁신지구 세 곳에서 진행 중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를 비롯해 13개 공공기관이 이전한다.

 지난해 4월 동삼혁신지구로 이전하는 국립해양조사원의 청사가 착공됐고, 같은 해 5월 문현혁신지구로 이전하는 금융 6개 기관이 입주할 부산국제금융센터가 착공에 들어갔다.

 울산혁신도시는 우정동 일원 298만4000㎡ 규모에 1조807억원을 들여 2만명이 상주하는 도시로 건설 중이다. 이전 기관은 에너지관리공단 등 10곳.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한 4개 기관이 토지 매입계약을 체결했고, 나머지 6개 기관도 올해 안에 토지 매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경남 진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부지 매입계약이 사실상 모두 마무리됐다.

 진주시는 지난 24일 경남개발공사와 국방기술품질원이 혁신도시 내 청사 신축 부지 2만4000㎡를 129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12개 이전기관 중 시설안전공단 등 임차 3개 기관을 제외하면 혁신도시 조성사업 시행사인 LH와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만 남게 돼 부지 매매계약이 사실상 완료된 셈이다.

 ◇대구·경북=대구와 경북지역 공공기관 이전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는 올해 말 부지조성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 대구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전체 이전 기관 12개 중 중앙119구조대를 제외한 11개 기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한국가스공사 등 7개 기관이 부지 매입계약을 완료했고, 이 가운데 4개 기관은 실시설계를 추진 중이다.

 대다수 기관은 올 하반기 내에 착공해 2012년 대부분 건축공사가 마무리된다. 대구 혁신도시의 진행 속도가 빠른 이유는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해 관련 조성공사가 혁신도시 내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혁신도시는 기반 조성공사가 80%에 육박할 정도로 진척이 빠르다. 경북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기관은 한국도로공사, 한국건설관리공단 등 13곳. 이 중 지난해 청사 설계를 마친 3곳이 올 상반기 안에 착공에 들어간다. 경북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기관들은 2012년 말까지 모두 청사 신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광주·전남북=나주혁신도시는 이전 대상 15개 기관 중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한국전파진흥원 등 11개 기관이 부지 매입계약과 청사 설계 발주를 마무리지었다. 다음달 우정사업정보센터를 시작으로 한국전력, 전파연구소 등이 청사 착공에 들어간다.

 광주·전남혁신도시는 내년 말까지 공공기관 임직원 6800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전북은 혁신도시 이전기관 중 청사 신축을 위한 부지 매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지 매입계약이 남은 기관은 LH공사와 한국식품연구원 2곳. 이 중 전북과 경남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LH 본사 이전문제는 지자체 이견으로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또 한국식품연구원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출연기관이어서 종전 부동산을 매각해야만 부지매입비와 공사비 등을 충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각 과정이 원활치 못하면 이전 차질도 불가피하다.

 ◇충북=진천·음성으로 이전 예정인 충북혁신도시 조성사업 진척도는 ‘전국 꼴찌’ 수준이다.

 다른 지역 혁신도시에 비해 부지 조성공사 공정률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이전 예정 공공기관 가운데 중앙공무원교육원은 아직 이전계획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충북혁신도시의 부지 조성공사 공정률은 28.2%로 광주·전남(60.8%)과 경북(75.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혁신도시 부지 내 공장지대가 다수 포함돼 있어 보상시기가 타 지역에 비해 오래 걸린 탓으로 국토해양부는 공정 만회를 위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강원·제주=강원도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원주혁신도시로 이전할 공공기관이 모두 부지계약을 완료한 만큼 입주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조성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주혁신도시 공정률은 56.2%로 토지 보상이 막바지 단계라 부지 조성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제주혁신도시는 현재 공정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2008년 8월 사유지 보상이 완료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국토해양인재개발원, 국립기상연구소 등 8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계획이 확정됐다. 이들 이전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5월부터 국토해양인재개발원과 국립기상연구소와 국세공무원교육원, 국세청기술연구소, 국세청고객만족센터 청사 신축공사에 들어갔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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