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등 일부 은행권이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확대로 지점(점포) 축소 결정을 내리고 있지만, 주요 시중은행 대부분은 올해 점포 수를 크게 늘릴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업계 점포 수는 곧 영업력이라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SC제일은행의 이번 조치가 경영성과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28일 관련 시중은행에 따르면 신한·우리·하나·기업·씨티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구체적인 점포 폐쇄 계획이 없는 가운데 신규로 적게는 8곳에서 많게는 30곳가량을 개설한다. 국민은행은 올해 30여곳이 늘어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의 점포 수 확대는 ‘영업력 강화’로 단정한다. 스마트기기·인터넷뱅킹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로 비대면 거래가 꾸준히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고객들은 집·회사 등 주요 생활지에 은행 점포가 있기를 희망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금융실명제로 인해 예금 가입·해지 등을 위해서는 은행을 찾아가야 한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현재 신규 가입은 타인 대리가 가능하지만 해지는 본인만 가능하다.
점포 관리업체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점포 수를 꾸준히 늘리려 한다”며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올해 대학생을 타깃으로 한 신개념 점포인 ‘락스타존’을 이달말까지 41곳 신설하는 등 총 50개의 점포를 세울 계획이다. 폐지 계획은 총 80곳을 잡고 있으며 이중에는 69곳이 통합점포여서 실질적으로 사라지는 점포는 10여곳이다. 통합점포는 과거 한 건물에 기업점포와 개인점포를 각각 운영했으나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올해 각각 약 30곳과 20~30곳의 점포를 신설한다. 두 곳 모두 폐쇄 계획은 없어 작년말과 비교해 올해 20여곳 늘어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지방 점포를 크게 늘리고 우리은행은 점포가 부족한 곳을 찾아 개설한다. 두 은행은 올 들어 이미 6곳씩 점포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신도시 위주로 8곳을 세우며, 기업은행은 아파트형공장 등 중소기업 밀집지역과 신도시 중심으로 20곳 점포를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 미래형 영업점 모델인 ‘스마트뱅킹’을 오픈한 씨티은행은 올해 15곳의 점포를 세우기로 했다. 최근 3년 점포수가 소폭 감소했으나 올해 신개념 점포 도입과 함께 크게 늘어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인터넷뱅킹서비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뱅킹·자동화기기(CD/ATM)·텔레뱅킹 등 비대면 거래 비중은 입출금 및 자금이체 기준으로는 전체의 85.6%, 조회서비스 기준은 82.8%에 달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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