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영민함·홀로서는 힘…한국 20대는 `S세대`

2011년 대한민국의 20대. 양극화와 무한경쟁, 취업난과 고용 불안, 치솟는 학비ㆍ월세에 괴로워하는 그들에게 닥친 제1 명제는 생존(Survival)이다. 삶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할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 스펙(Specification) 쌓기에 몰두하고 끊임없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Struggle) 있다. 경쟁의 고단함 속에 그들은 자연스레 조직이나 사회보다 개인과 가족의 행복을 우선하는 성향(Selfish)을 보인다.

동시에 디지털ㆍ글로벌 마인드로 충만한 그들은 영민한(Smart) 젊은이들이기도 하다.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하고, 가치가 있다 여기는 일에는 헌신하며 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실력(Specialty)을 쌓고 있었다.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어서는 힘(Stand-up)도 갖고 있었다.

매일경제신문이 창간 45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만 20~29세 500명의 사회의식과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이 시대 20대들은 이 같은 키워드로 규정할 수 있었다. 그들은 `S세대`다.

S세대는 한국 사회 양극화 정도를 묻는 질문에 사실상 응답자 전체인 98% 이상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빈곤의 주원인으로는 10명 중 9명이 `사회구조ㆍ시스템의 문제`를 꼽았다.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절반에 가까웠다.

하지만 10명 중 5명은 자신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었다. 비관적이란 응답은 1명에 불과했다. 또 절반은 치열한 자기계발에 힘을 쏟는다고 답해 의지와 열정으로 희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천안함ㆍ연평도 사태 이후 남북한 긴장관계를 직시하고 해병대 자원입대자가 줄을 잇는 등 이들의 바뀐 국가관ㆍ대북관도 확인됐다. 남북한 통일은 `전제조건이 충족된 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70% 가까이 됐다.

인맥(Social Network) 관리 측면에서 이들은 `호모 네트워쿠스`(Homo Networcus)로 칭할 만했다. S세대는 디지털 감성으로 인맥 범위를 글로벌 영역까지 확장하는 능력을 가졌다. 페이스북을 통해 매일 세계인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1980년대 초ㆍ중반~1990년대 초반 호황기에 태어난 이들은 유ㆍ청소년기에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몇 해 전엔 글로벌 금융위기 시련을 겪었다. 당당함과 자신감, 충만한 열정을 갖고 있지만 양극화와 취업난에 힘겨워하는 S세대의 `두 얼굴`, 그들의 모순은 그렇게 생겨났다. 그들은 `G20세대`이기도 하고 동시에 `88만원 세대`이기도 한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은 연초 신년기획을 통해 한국 사회의 미드필더로 부상한 `X+세대`(30ㆍ40대로 성장한 X세대)를 조명했다.

이들보다 10년 젊은 S세대는 사상 최악의 고용 여건과 양극화 스트레스 속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그 속에서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심리학과 교수는 "20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며 "말뿐인 기회가 아닌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과 사회가 힘을 모아 진정한 가시적 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매일경제 이호승(팀장)/이재철 기자/고승연 기자/정석우 기자/임영신 기자/배미정 기자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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