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는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으로 볼 때에 대사고 수준인 레벨6에 해당한다고 아사히신문이 3월25일 보도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레벨6 수준은, 레벨7 수준인 체르노빌 원전에 비해서는 사고등급이 한단계 낮지만, 1979년에 발생한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의 노심용해 사고(레벨5)보다는 등급이 한단계 더 높다. 이 때문에 후쿠시미 원전사고가 불러올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1986년 4월26일 1시 23분(모스크바 기준 시간)에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폭발에 의한 방사능 누출 사고를 말한다. 그 당시 이 사고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들 22만 6천명 중 방사능 피폭 등으로 2만5,000명이 사망했다. 이 원고사고로 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러시아 등과 멀리 유럽에 떨어져 심각한 방사능 오염을 초래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누출된 요오드 양을 추정한 결과는, 시간당 방출량이 3만∼11만 테라Bq(베크렐)에 달했다.
이 시간당 방출량에 따라서 사고등급이 매겨진다. 국제원자력사고 척도에 따르면 1986년 발생한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최악인 레벨7이다. 레벨7이란 뜻은 요오드 양에 대한 시간당 방출량이 수만 테라베크렐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레벨7 수준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에, 실제 요오드 방출량은 시간당 180만 테라베크렐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의 요오드 방출량은 체르노빌 원전에 비해서는 적어 사고등급이 한단계 낮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은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의 노심용해 사고, 즉 레벨5 사고 수준보다는 등급이 한단계 더 높다는 풀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지난3월18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레벨5로 잠정 평가했었다. 하지만 방사성 물질 유출이 계속되고 있어 일본정부는 이같은 원전 사고 등급에 대한 공식 평가 수준을 더 높일 가능성도 높다.
방사능 유출 물질 사고 등급은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보다 낮지만 토양오염만 보면 이미 체르노빌 수준과 엇비슷하다. 후쿠시마 원전이 영향을 미친 토양오염은 국지적으로 체르노빌 사고와 비슷한 수준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40㎞ 떨어진 같은 후쿠시마현 이다테 마을에서는 이미 토양 1㎏당 16만3천베크렐의 세슘 137이 검출됐다. 이는 1㎡당 326만 베크렐 수준이다.
세슘 137(Caesium 137, Cs 137)은 핵 분열시 발생하는 주요한 방사능 동위원소 중 하나이다. 반감기는 30년이다. 세슘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수증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며, 일단 흡수되면 배출이 잘되지 않고 주로 근육에 고농축된다. 세슘이 많이 침투할 경우 불임증, 전신마비, 골수암, 폐암, 갑상선암, 유방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러시아 정부는 1㎡당 55만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해서,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강제이주를 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기준에서 보면, 후쿠시마 원전에서 40㎞ 떨어진 같은 후쿠시마현 이다테 마을도 안전한 지역이 아니라는 얘기다.
<재난포커스(http://www.di-focus.com) - 유상원기자(goodservice@di-f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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