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조명업계 "영업전문가를 찾습니다"

"연봉 1억을 줘도 아깝지 않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분야 중견업체인 L&S코리아는 최근 연봉 1억원을 준다는 조건으로 LED 칩 기술영업 인력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LED 업계에 종사하는 대기업 계열 과장급 연봉이 연말 특별 보너스를 포함해 연 5000만~6000만원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할 때 파격적이다. 정재훈 L&S코리아 사장은 “조명과 LED 칩의 특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기술적인 배경을 갖추고 글로벌하게 제품을 유통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영업 인력에게 1억원은 아깝지 않은 액수”라고 했다.

 L&S코리와 같은 사례는 소수지만 LED 업계에서 이른바 ‘쓸 만한 영업인력’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올해 LED 시장이 TV에서 조명 분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지만, LED와 조명시장을 이해하는 동시에 관련 네트워크까지 보유한 전문가는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력은 건설업계 종사자다. LED 조명을 공급하는 데 건설사들의 입김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이 분야 구매담당자들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

 한 헤드헌팅 전문업체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핵심 인력이 달라 어느 분야를 특정할 수 없지만 구매를 담당했거나, 정부 입찰에 참가하며 공공 분야 네트워크를 가진 인력을 뽑아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귀띔했다.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인재를 보유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필립스코리아는 최근 LED 조명 영업인력을 모집하며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할 수 있는 능숙한 영어실력이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일본에서 LED 조명 분야 민수(B2C) 시장이 열리며 일본어 실력도 새로운 ‘스펙’으로 떠올랐다. LED 조명업체 임원은 “대만·중국 LED 조명은 안정성이 떨어져 한국업체에 러브콜을 보내는 일본업체가 꽤 늘었다”면서 “일본은 제품도 중요하지만 매뉴얼 등 서류 문제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늘면서 이직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LED 업체의 한 사장은 “정부 LED 조명 수주가 영업인력 역량에 좌우되며 이직과 동시에 해당 직원이 보유한 영업 네트워크도 고스란히 옮겨가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는 빈약한 LED 조명 분야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국내에는 아직 LED 조명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전무하다. 공영식 한국조명연구원장은 “LED 조명은 전자재료·광학·방열·전기전자제어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고 IT·농생명·의료공학 등이 융합되는 분야”라면서 “학계에서 조명 전문가를 양성해 시장에 공급하는 선순환구조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