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시장을 내주고 있는 국내 산업용 PDA 업계가 업체 간 과열 경쟁을 지양하고 틈새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산업용 PDA분야라는 전문성을 극대화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각오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산업용 PDA 시장을 잠식하면서 PDA 신규 수주전에서 원가 이하로 낙찰받는 경우까지 나오는 등 ‘제살 깎아 먹기식’ 경쟁이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영업사원이나 방문판매원들은 산업용 PDA를 쓰면서 업무를 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자 전체 수요의 70%가량이 스마트폰으로 이동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업계 관계자가 “미쳐 돌아간다”는 표현을 할 만큼 가격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국내에는 모토로라솔루션·인터멕 같은 대형 외국계 회사와 블루버드소프트·이노텔레텍·M3모바일 등이 진입해 있다. 이 시장은 한 번 제품을 사용하면 2~3년 내에는 교체 수요가 없어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한 수요를 다시 산업용 PDA로 돌려 세우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산업용 PDA 업체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한 새로운 틈새시장 찾기에 분주하다.
블루버드소프트는 지난 2008년부터 해외 수출 비중이 80%까지 늘어났다. 국내에서 진흙탕 싸움을 하기보다 넓은 시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중국·동유럽·중동 등 이머징 시장에서는 아직 PDA 수요가 많기 때문에 수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중국에 있는 영업소 2곳 중 한 곳을 법인화하고 KOTRA의 수출 인큐베이터 지원을 받은 미국 영업소도 독립시킬 계획이다.
모토로라솔루션은 소방서·경찰서 등 공공안전망이나 개별 기업에 맞춘 맞춤형 PDA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교육·의료 등 아직 열리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인터멕은 전 세계 매출 비중이 산업용 PDA가 산업용 프린터 시장의 두 배이지만 한국에서 만큼은 비중이 역전돼 있다. 장준열 차장은 “지도 안내 서비스 기능을 추가한 PDA를 개발, KT의 3세대(G)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신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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