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CPU 잡아야 애플 넘는다

"A5는 더 빨라지고 강해졌습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아이패드2를 공개하며 심장과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프로세서(CPU)는 자체 개발한 A5를 탑재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패드 출시부터 자체 개발한 저전력 모바일 CPU `A4`를 장착했으며 이를 아이폰4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전력 소모량은 낮으면서 최고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모바일CPU 자체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 애플의 이 같은 전략은 적중해 가격은 낮고 성능은 뛰어난 아이패드로 태블릿PC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2008년 앱스토어를 만들어 글로벌 IT 비즈니스 모델의 법칙을 바꾼 애플이 모바일CPU(일명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제조에 뛰어들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마저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애플을 따라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 인텔, 퀄컴, TI 등 기존 반도체업체들도 모바일CPU 분야를 강화하면서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1기가헤르츠(㎓) 듀얼코어 모바일CPU인 `엑시노스4210`를 탑재한 갤럭시S2를 선보였다. 엑시노스는 삼성이 시스템LSI 분야에서 처음으로 만든 브랜드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갤럭시S로 애플 아이폰을 뒤늦게 추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자체 개발한 모바일CPU의 힘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CPU부터 생산, 제조까지 일체화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내놓으면서 자체 개발 1㎓ 모바일칩을 채택했다.

이에 자극받은 LG전자도 최근 국내 기술 벤처기업 M사와 함께 양해각서를 맺고 모바일CPU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다시 비메모리 사업에 뛰어드는 것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모바일CPU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존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도 `모바일CPU` 경쟁력에 따라 시장이 뒤집히고 있다.

ARM은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퀄컴, TI 등에도 저전력 모바일CPU 디자인을 제공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그래픽 디자인용 칩(GPU) 전문 회사로 유명하던 엔비디아는 모바일CPU 시장에 뛰어들어 이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퀄컴도 `스냅드래곤`, TI도 `OMAP` 시리즈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CPU가 모바일 전쟁의 승부처로 부상한 이유는 스마트 디바이스(스마트폰, 태블릿PC)가 전력 소모는 최소화하면서 빠른 CPU를 원하기 때문이다.

앱스토어가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열쇠라면 모바일CPU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두뇌 또는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김명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