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달라졌다. 아니 독해졌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내부 분위기도 ‘180도’로 변했다. 변신 중인 LG전자 중심에는 ‘구원투수’로 나선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9월 사령탑을 맡은 구 부회장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대표로 부임했다. ‘구본준 LG전자호’가 닻을 올린 것이다. 공식적으로 출범하는 ‘구본준호’의 의미와 과제를 3회에 걸쳐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LG전자가 ‘구본준 체제’로 완전히 전환했다. 18일 LG전자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연이어 열고 신임 대표로 구 부회장을 정식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9월 남용 부회장에 후임으로 사령탑에 오른데 이어 정식으로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서 구본준 주도의 새로운 LG전자를 선언한 것이다. 이 때문인지 이날 주총은 지난해 실적 악화라는 큰 악재에도 별다른 반대없이 일사천리로 20여분 만에 주요 안건이 통과됐다. 그만큼 새로운 경영자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 주었다. 지난 6개월 동안 보여준 ‘구본준식 독한 경영’에 힘을 실어 준 셈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구 부회장은 기업 문화부터 손보기 시작했다. 취임 후 빠른 준비, 강한 열정과 독한 실행력, 집중적인 업무 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 ‘Fast, Strong&Smart’라는 새 슬로건을 내걸고 체질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다행히 예상보다 빠르게 LG전자를 정상화시켰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오너 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강력한 리더십이 힘을 발휘했다. 구 부회장 스스로 “항공모함은 돛단배처럼 방향을 바꾸기 쉽지 않아 열심히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미 LG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할 수 있다, 해 보겠다”는 자신감이 임직원 사이에서 불붙고 있다.
사실 이전까지 LG문화는 ‘인화’라는 경영 모토가 보여주듯이 다소 느리고 보수적이었다. 시장을 이끄는 대표 ‘게임 플레이어(Player)’인 건 맞지만 삼성·애플과 같이 게임의 판을 바꾸는 ‘체인저(Changer)’는 아니었다. 지금은 확실히 변했다. 어느 때 보다 빠르고 공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대표 사례가 바로 3DTV다.
LG전자는 지난달 16일 글로벌 TV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을 비롯한 경쟁사에 비해 항상 늦었던 이전의 ‘늦깎이 LG’가 아니었다. 제품 출시도 빨랐지만 이전 제품과 선을 긋는 LG만의 제품을 들고 나왔다. 독자 기술인 FPR 패널 기반 ‘시네마 3DTV’를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더 이상 시장을 따라가지 않고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LG는 2009년 LED TV에서 사실상 삼성에 참패하고 이어 지난해 3DTV에서도 편광(패시브)과 셔터글라스(SG·액티브) 사이에서 망설이며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이 5.5%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그러나 구 부회장이 취임 후 내놓은 첫 번째 전략 제품인 시네마 TV는 달랐다. 최종 결과는 시간이 흘러야 알겠지만 최소한 경쟁사와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LG 색깔을 보여 주는데 성공했다. LG전자 측은 “이전에 전문 경영인에 비해 확실한 오너 경영이 갖는 강점 때문인지 의사 결정이 빨라졌다” 며 “무엇보다 몸은 힘들지만 모든 임직원이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고 말했다. 시장도 바뀐 LG에 반응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LG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데 최소 1~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겠다고 말했지만 올해 1분기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한 마디로 강력한 리더십을 앞세워 ‘게임 체인저’로 새로운 LG시대를 알린 것이다.
<표> 2011년 ‘구본준 LG전자호’의 위상
◇대표 슬로건: Fast, Strong&Smart
◇중점 목표:▲예측 가능 경영 ▲수익구조 개선 ▲개발·출시 일정 준수 ▲품질 책임 경영 ▲미래 준비
◇경영 목표:매출 59조원
◇미래 사업 투자 규모:4조8000억원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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