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서밋 2011 패널 토론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 미디어 및 모바일 컴퓨팅 등 새로운 IT 패러다임이 급부상하면서 최고정보책임자(CIO)와 IT조직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자신문 CIO BIZ+는 지난 17일 ‘CIO 서밋 2011’ 콘퍼런스에서 산업별 주요 CIO들과 함께 변화된 IT조직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10년간 이슈가 될 화두에 대해 토론하는 ‘CIO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회에서는 CIO들의 혁신 철학은 물론이고 IT조직 역량 강화 방안, 핵심 프로젝트 추진 내용 등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이 오고갔다.

 다음은 패널토론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이날 패널 토론회에서는 현장에서 나온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변도 제공됐다. 자세한 내용은 CIO BIZ+ 온라인(www.ciobiz.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패널토론 참석자

 -권혁창 SK건설 상무

 -김준식 GS홈쇼핑 본부장

 -현신균 LG디스플레이 전무

 사회=박서기 전자신문 CIO BIZ+ 팀장

 (가나다순. 이하 호칭 생략)

 

 ◇사회자(박서기 전자신문 CIO BIZ+ 팀장)=금융위기 이후 CIO의 위상과 새로운 IT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가트너는 ‘수익창출형 CIO(Money Making CIO)’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향후 10년간 CIO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화두 및 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권혁창(SK건설 상무)=우리 회사 경영진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한가지다. 비즈니스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 5년 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미리 준비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업이 지속적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IT부문이 방법론과 기술을 제공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 현업이 IT를 정확하게, 깊이 있게 이해해야 이런 혁식활동이 더 용이해진다.

 IT조직은 혁신조직의 일부가 돼야 한다. 현업 스스로 지속적인 혁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해야한다.

 ◇현신균(LG디스플레이 전무)=LG디스플레이와 같은 제조회사에서 IT부서가 직접 매출을 창출할 수는 없다고 본다. 다만 영업조직, 생산라인과 같은 현장을 밀접하게 지원함으로써 판매율과 제품 품질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며, 납기를 맞추는 등의 목표에 기여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업무혁신센터에는 750여명이 있는데 아직까지 현업의 요구사항들을 처리하느라 너무 바쁘다. 이처럼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혁신활동을 주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업의 단·중·장기 비즈니스 이슈를 먼저 파악해 해결책을 제안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를 위해 올해 비즈니스 파트너 제도를 도입했다. IT부서의 부장급 인력들을 현업에 전진 배치시켜 부서 회의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현업의 고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김준식(GS홈쇼핑 본부장)=‘수익창출형 CIO’라는 이슈는 거시적인 트랜드로 봤을 때 분명히 CIO의 중요한 역할일 수 있다. 하지만 단지 CIO만이 감당하게 될 몫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내부적으로 IT를 활용해서 매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얼마나 그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선 전적으로 CIO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본다. 명확한 것은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기회를 잘 포착해 IT가 비즈니스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올해 핵심 화두 중 하나는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김준식=한참 전부터 고민해 왔다. 시스템 자원의 운영 효율화, 즉시성 등의 측면에서 충분히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퍼블릭, 프라이빗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서비스의 적용을 복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사실상 쉽게 사용하라는 서비스 개념인데, 쓰고자 하는 입장에서 보면 어렵고 복잡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지금도 GS홈쇼핑에 클라우드 서비스로 최적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일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시범 적용하고 있다.

 ◇권혁창=우리는 사업 특성상 허허벌판이나 사막, 밀림 등 해외 오지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가 많아 싱글 인스턴스가 사실상 쉽지 않다. 이러한 측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기술 발전의 추이와 사례 확인 등을 통해 클라우드 도입을 신중히 계획할 것이다.

 ◇사회=혹시 SK건설은 주요 정보시스템 개편작업을 하면서 퍼블릭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

 ◇권혁창=아직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 회계, 인사 등은 전사적자원관리(ERP)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정보시스템들은 모두 자체 개발한 것이다. 사내 고유의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 업무 스타일, 기업 문화 등이 녹아 있기 때문에 퍼블릭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사회=소셜미디어와 모바일컴퓨팅도 큰 이슈다. 이런 기술을 기업내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현신균=현재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메일, 임직원 검색, 결재 서비스 등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이패드에서는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로 내부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무 편의성이 높아져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경우 4개월 전에 야머를 시범 적용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내부 소통과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시 시도해 볼 생각이다.

 ◇김준식=소셜과 모바일 이슈는 GS홈쇼핑에도 많은 변화와 비즈니스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내부 활용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활용하던 소셜네트워크를 기업내부에 적용하려고 하니 부자연스러운 점이 굉장히 많다. 모바일 오피스는 아직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된다. 모든 직원들에게 단만기를 단일화해서 지원해 줘야 할지, 다양한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지, 또 어느 업무 범위까지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할지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모바일 오피스의 경우 오히려 클라우드 컴퓨팅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사회=국내 CIO들의 공통된 골칫거리 중 하나가 바로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역량 강화가 아닐까 한다.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현신균=LG디스플레이는 BI와 관련해 2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는 1000여개에 가까운 각종 보고서를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다른 하나는 그동안 쌓여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업이 쉽게 분석 및 모델링할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 모델 수립, 불량률 예측을 통한 적정 제고 예측 모델, 그리고 생산라인에서 다변량 분석을 통한 이물과 불량에 대한 상관모델 수립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내에서 분산돼 있던 분석전문가들을 ‘COE(Center of Exellence)’로 통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있다. 현재 7명인데, 향후 2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사회=마지막으로 올해와 내년 핵심 IT프로젝트를 소개해 달라.

 ◇권혁창=우리는 지난 3년간 경영관리와 사업관리시스템 재구축에 집중 투자해왔다. 재구축한 시스템에 우리만의 독특한 사업관리체계를 녹이는 작업과 사업을 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에 글로벌 표준을 적용하는 것이 올해 주요 목표다. 건설산업은 갈수록 IT의존도가 높아진다. 모든 역량을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현신균=전사 프로세스혁신(PI)다. 우리는 과거 3년여에 걸쳐 ERP와 MES 등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거의 모든 업무가 표준화, 자동화됐지만 실제 직원들이 하고 있는 세부 업무를 파악해 보니 여전히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많았다.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통합하고, 표준화하며 수작업 업무를 시스템화하는 것을 올해부터 3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IT거버넌스도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할 예정이다. IT부서가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잘 파악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6개월간 직원들 스스로 무슨 일을 하는지 업무 일지를 쓰게 하고, 이를 분석해 업무를 줄이고 합리화해 나갈 것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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