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LED업체 M&A시장 쏟아진다

정부가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 시기를 연기하기로 하면서 LED조명업체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올 조짐이다.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매각 쪽으로 방향을 트는 회사가 늘면서 중소 LED조명업계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때 아닌 큰 장이 설 것으로 보인다.

LED조명업체 화우테크놀러지는 지난해 10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팔리지 않은 매출채권을 대거 정리한 탓이다.

특히 일본ㆍ미국 판매법인 부실을 털어낸 영향이 컸다. 이보다는 매출 정체가 더 큰 문제다. 화우테크의 작년 매출액은 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LED조명업체의 실적 부진은 이 회사만의 일이 아니다. 또 다른 조명업체인 대진디엠피와 우리조명지주도 작년 영업이익이 각각 41.9%와 55.6% 급감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LED조명업체는 기존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돌파구로 LED를 택했다"며 "LED조명시장이 본격적이지 않아서 매출이 뚜렷하게 일어나지 못한 데다 기존 사업 악화가 합쳐진 결과"라고 업계 실적 부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 연기로 LED조명 교체 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다. LED조명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2013년에서 2015년으로 미뤄지면서 기존 형광등을 에너지 절감형 LED조명으로 바꾸려는 기업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LED조명은 에너지 효율이 높아 기업이 기존 조명기구를 대체하면 향후 연간 탄소배출 할당량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ED조명업계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한 차례 타격을 입었다. 당시 해외 납품처들이 공급 계약을 철회하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아야만 한다. 악화된 장부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연기로 훼손 폭이 심화됐다. 미래 신동력이라며 너도나도 뛰어들며 경쟁을 벌인 탓에 들어간 비용 부담을 영업활동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형국에 이르게 된 일부 기업은 외부 자금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화우테크는 미국 투자회사인 `실버헤이즈 파트너`를 통해 동종업계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해 법률적으로 뒷받침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략적 제휴뿐만 아니라 회사 매각작업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한 LED업체 사장은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주는 조건까지 포함해 매각 논의가 일선 기업들 사이에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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