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달 초 태블릿PC(스마트 패드) 갤럭시탭 재고(50만대 중 20만대가 재고)가 많다는 내용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자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삼성은 서둘러 정정자료를 냈지만 생산량에 비해 판매가 적어 재고가 있을 것이란 시장 전망을 완전히 뒤집지는 못했다.
지난해 처음 출시된 태블릿PC가 올해부터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사들이 한꺼번에 많은 제품을 발표해 `버블(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블릿PC 시장을 절반 가까이 애플 아이패드가 잠식할 것으로 예상돼 기타 사업자들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모토롤라, 림(RIM), HP 등 주요 제조사들은 경쟁적으로 태블릿PC 신제품 계획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출시 시기와 가격 등은 정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PC 제조사들이 지난해 3분기부터 지난 1~2월까지 북미가전쇼(CES)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발표한 태블릿PC는 60~80여 종에 달한다.
삼성전자도 갤럭시탭10.1에 이어 8.9인치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며 LG전자도 옵티머스 패드의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시장에 내놓은 제품은 애플 아이패드1ㆍ2와 삼성전자 갤럭시탭, 모토롤라 줌 등에 불과하다.
림은 지난해 3분기 `플레이북`을 발표했지만 아직 출시하지 않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마저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태블릿PC 가격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아이패드와 비슷한 가격대가 된다면 소비자 유인이 부족하고 가격을 낮추면 수익성 문제가 떠오를 수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후발 태블릿은 성능을 떠나 가격 경쟁에서 아이패드에 완전히 밀렸다"며 "아이패드2는 가격 면에서 후발업체들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부품을 대량 구매하고 핵심 프로세서는 자체 디자인하며 유통 단계도 대폭 줄여 가격을 낮추고 수익은 극대화하는 전략을 짰다.
애플 아이패드에 비해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맞는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이 많지 않다는 점도 판매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아이패드용 앱은 6만5000개 이상이 등록돼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패드 열풍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그외 업체들은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 공급 과잉까지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출시된 애플 아이패드2는 하루 만에 30만대가 팔렸으며 사흘 만에 100만대가 판매돼 1차 출고량이 전부 매진되는 등 아이패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 신영증권 등 증권가에서는 태블릿PC 시장 규모를 4500만~4790만대로 추정했다.
올해 애플은 아이패드2 등으로 255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약 46~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는 600만대(점유율 약 11%), 림은 500만대(약 9%), 모토롤라는 300만대(약 5.5%) 등으로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PC 제조사들의 생산량은 6500만~7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즉 약 1720만~2000만대(약 36%)의 초과 공급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안드로이드 패드 제조사끼리 마케팅과 이윤 경쟁을 해야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태블릿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에 연장된 라인업으로 태블릿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감도 있다"며 "내년에는 메이저 태블릿 제조사들로 재편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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