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대지진 이후 계속된 정전으로 말미암아 전자산업계의 제품 공급체계에 상당 기간 차질이 생길 전망이라고 로이터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캐논은 불안한 제품 공급·배급 문제 때문에 일본 남부지역인 오이타의 주력 공장들 가운데 한 곳의 생산 재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대지진 여파가 일본 동북부뿐만 아니라 전국의 전자산업계에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시티그룹의 시장분석가인 시바노 마사히로는 “지진이 일어난 동북부 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규슈(남부)에 있는 생산공급 체계(supply chain)까지 혼란에 빠졌다는 소식은 놀라운 일”이라며 “(캐논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혼란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직원 수가 4500명인 캐논의 오이타 공장은 카메라·렌즈·콤팩트디스크를 생산하는 곳이다.
니콘의 일본 북부 정밀기기공장이 멈춘 것도 전자산업계를 흔들었다. 이 회사 도쿄공장도 4월 말까지 정전에 따른 생산 차질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됐다.
소니의 도쿄 본사도 철도 서비스 중단으로 제품 물류가 멈추자 직원 6000명 가운데 단 120명만 일하는 상황이다. 소니는 지난 16일 도쿄 북부 가누마의 광필름 공장을 재가동했지만, 나머지 7개 공장과 2개 연구개발센터는 여전히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소니는 생산 피해현황을 점검하고 있으나 언제쯤 정상적으로 재가동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자기테이프와 블루레이디스크를 제조하던 미야기 공장은 쓰나미에 심각하게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일본 전자산업계는 지난해 컴퓨터·가전·통신 분야 세계 생산의 14%를 차지했다. 따라서 일본 전역의 전자산업 공급 체계가 붕괴하면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됐다.
일본 전자산업계의 제품공급 체계 혼란이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스마트패드(태블릿PC), 스마트폰, 컴퓨터 등 주요 정보통신기기의 가격도 오를 조짐이다. 제품 공급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 압박이 시작된 것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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