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산업 외산 원소재 공급부족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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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부품산업이 외산 ‘원소재 공급 부족’으로 휘청이고 있다. 콘덴서, 강화유리 원소재를 공급하는 해외 업체가 시장 수요 증가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자재 및 부품가격이 폭등했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완제품 업체에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소재 물량 확보에 애를 태우고 있다.

 17일 강화유리용 원판, 폴리프로필렌(PP)용 레진 등 원소재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중간 부자재, 부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부품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TV 및 가전제품용 필름 콘덴서 제조업체들은 이미 극심한 증착 필름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증착 필름 제조 업체들은 필름 원단인 PP 부족으로 제대로 가동조차 못하고 있다. PP 제조업체들도 원소재인 레진 공급이 달려 시장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벨기에 업체인 볼리아리스가 세계 PP용 레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 볼리아리스는 PP용 레진 세계 시장의 5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데, 일본 레진 제조업체들이 자국 수요에만 대응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증착필름 제조업체인 뉴인텍의 장기수 사장은 “PP 가격이 작년 동기 대비 50% 정도 상승했는데 2년 전과 비교하면 약 120% 오른 수준”이라면서 “지금은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PP 물량 확보 자체가 비상”이라고 말했다.

 터치스크린 제조에 사용되는 강화유리 시장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터치스크린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업계는 강화유리 공급 부족사태에 직면했다.

 강화유리는 코닝이 독점 생산하는 ‘고릴라 유리’가 원소재로 사용된다. 중국 렌즈테크놀로지, 일본 후지크리스털 등이 고릴라 유리로 화학처리해 강화유리를 생산한다. 그런데 고릴라 유리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아 국내 강화유리 공급은 항상 불안한 상황이다. 원소재 가격은 매년 상승해 강화유리는 터치패널 소재 가격 중 가장 비싼 품목이 됐다.

 국내 소재업체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국내 부품업계가 장기 투자가 필요한 소재 개발을 등한시하고 당장 쓸 수 있는 제품 개발에만 집중해온 결과”라면서 “자체 소재 개발을 강화하고 소재 거래처 다변화로 취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콘덴서 공급망 체인>

 볼리아리스(벨기에) : 필름 생산 원재료인 레진 거의 독점 생산 → 삼영화학, 트레오판(독일), 오지(일본), 도레이(일본) : 폴리프로필렌(PP) 생산 → 뉴인텍, 삼영화학 : 증착필름 생산 → 삼화콘덴서, 성호전자, 필코전자 : 필름 콘덴서 제조

 

 <강화유리 공급망 체인>

 코닝(미국) : 유리 원장인 고릴라 글래스 완전 독점 생산 → 렌즈테크놀로지(중국), 후지크리스탈(일본) : 고릴라 글래스 화학 처리해 강화유리 제조 → 멜파스, 이엘케이, 에스맥, 시노펙스 : 강화유리로 터치스크린 패널 제조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