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트위터 세계에서는 ‘밤늦게 커피 마셔도 잠 잘자는 당’이라는 모임까지 운영할 정도이다. 원두커피를 좋아해 하루 3~4잔은 마신다.
아쉽게도 집 주변에는 커피 전문점이 없다. 그 덕에 주말만 되면 이른바 ‘커피앓이’가 시작된다. 빨리 어딘가 외출을 해야 커피를 사서 마실텐데 하는 생각이 하루 종일 머릿속에 가득하다. 결국 작지 않은 결심을 했다. 집에 커피머신을 하나 들여놓기로 했다. 3000원 내외면 마실 수 있는 커피 먹자고 수 십만원 짜리 커피머신을 사는 건 사치라고 보이겠지만, 이는 경제 논리로 설명 가능한 사안이 아니다. 평온한 주말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캡슐 방식의 커피머신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트위터에도 물어보고, 인터넷 검색으로도 알아보고, 이래저래 수소문하고 고민한 결과, N브랜드와 D브랜드 중에 하나를 고르기로 했다. 막상 결정을 하려니 쉽지가 않다. 한 제품은 맛이 다양하고 좀 더 풍부한 맛으로 평가받는 대신 가격이 비쌌다. 다른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이 편리한 대신 맛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트위터 친구들에게 물었다. 결과는 22대 0. 압도적인 N브랜드의 승리였다.
요즘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필자도 얼마 전 ‘제대로 통하는 소셜 마케팅 7가지 법칙’이란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소셜미디어도 하나의 툴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들이 자주 눈에 띈다. 맞다. 소셜미디어도 여러 미디어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도구랄까.
한 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이 물건을 구매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라고 한다. 그 다음은 사용자들의 체험기 등이다. 마케팅적으로 트위터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 해당되는 툴이다. 트위터는 실명성이 강해 주고받는 말에 강한 신뢰가 실린다. 따라서 트위터 친구들의 권유나 충고는 꽤 강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트위터가 다른 미디어들과 좀 다르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고객들과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메시지들은 광고와는 차원이 다른 파급력을 갖는다. 특히 고객이 구매를 고민하는 단계라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도 모른다.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이나 의구심을 해소해 줌으로써 구매 시의 불안함도 제거할 수 있다. 소셜마케팅은 할까 말까를 고민할 대상이 아니라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대상이라고 본다.
필자는 팔로워들의 의견에 따라 N브랜드 쪽으로 맘이 많이 기운 상태로 백화점을 찾았다. N브랜드가 화려하게 전시돼 있었다. ‘역시’하며 바로 구매를 할까 하다가 혹시나 해서 D브랜드를 잠시 찾았다. 시음이나 한번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맛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꽤 괜찮았다. 거기다가 머신 값이 절반도 안됐고, 캡슐도 반값이었다. 결국 필자는 D브랜드를 구매하고 말았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어쩔 수 없다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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