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초과이익공유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가 이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각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협력사가 기여한 부분을 평가해 이익의 일부를 ‘동반성장기금(Profit Sharing Fund)’으로 조성하자는 내용이다. 기금 적용 여부와 지원 규모 등은 협력업체 기여도 등을 평가해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하자는 게 핵심이다. 기존의 이익공유방식인 주주와 근로자 간 이익공유 차원을 넘어 하청협력업체로 확대해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좌파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이해할 수 없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쓰는 용어인지, 공산주의 사회에서 쓰는 용어인지 모르겠다”는 반대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의 불씨가 커졌다.

 이익공유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혀온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도 16일 “이익공유제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가자는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애초 틀린 개념이니 이제는 이익공유제를 더는 얘기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정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익공유제는 문제 소지가 많은 제도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자사의 노력으로 창출한 이익을 공유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익이 남을 경우 세금을 통해 환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익을 다시 나누는 것은 준조세라는 말도 일리가 있다.

 문제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이란 정책적 목표는 사라지고 이념논쟁으로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특성상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변질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감정적·정치적·이념적 갈등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동반성장 본질이 훼손될 수도 있다. 정작 논의 주체가 되어야 할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정부 눈치만 보고 있다. 동반성장이 본질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정치권과 정부, 대기업은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진정으로 중소기업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익공유제의 문제점과 대안을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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