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 쌀 중의 쌀이라는 시스템반도체는 과연 무엇이기에 중요하다고 하는 것일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시스템반도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풀어본다. 다음은 직장인 김 씨의 일과다.
아침 6시. 오디오가 켜진다. 미리 맞춰놓은 알람 때문이다. 10분이 지나니 전기압력밥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른다. 어젯밤 아침에 맞춰 예약을 해 놓은 것이다. 그 사이 김 씨는 간단하게 세면을 한 후 다양한 모드가 있는 헤어드라이어로 한껏 멋을 내본다. 밥이 다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전자레인지의 찜 모드를 이용해 계란찜을 만들어 아침을 먹었다.
김 씨를 깨우고 밥을 짓고 헤어드라이어와 전자레인지가 보여준 다양한 모드는 모두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이라는 반도체 덕이다.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밥솥, 헤어드라이어 할 것없이 여러 가지 기능이 추가되면서 MCU는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범용 부품이 되어버렸다.
집을 나서 출근을 하는 김 씨가 지하철에서 DMB를 시청한다면, 이 또한 반도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DMB 베이스밴드 칩과 신호를 수신하는 RF칩이 없다면 DMB는 볼 수 없다. 아이폰은 DMB가 안 되고 갤럭시S는 DMB가 되는 것은 바로 이들 반도체가 있냐 없냐의 차이에서 나온다.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는 것도, 3G망을 통해 인터넷을 하는 것은 모두 통신용 베이스밴드 칩에서 지원한다. 와이파이를 연결해 인터넷을 쓴다면 또 별도로 장착된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 가 PC를 켠다면 CPU를 사용하게 된다. LCD 모니터를 사용했다면 구동칩, 타이밍컨트롤러 등 LCD에 디스플레이를 하게 해주는 수많은 시스템반도체가 작동했다. 역시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이를 지원하는 칩을 사용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와이브로, 블루투스 등의 기능이 내장된 노트북이라면 그 또한 맞는 칩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출퇴근하는 자동차에도 반도체는 수두룩하다. 전자식으로 유리문을 올리고 내릴 수 있다면, 스마트키를 사용한다면, 온도에 맞게 히터가 자동으로 작동된다면. 이 모든 일을 반도체가 지원해주고 있다.
이 정도되면 하루에 이용하는 반도체가 수십개다. 집 안에 얼마나 많은 반도체가 있는지가 그 집의 편리함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사실 맞는 말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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